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화상회의, 온라인 공동 작업 등을 하는 협업 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업계 지각변동도 극심하다. 전통 강자였던 스카이프가 5위까지 밀려나고 줌(Zoom)이 6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협업 툴 시장에 지각변동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11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를 통해 분석한 결과, 모바일 협업 툴 시장은 전년 대비 무려 531%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업 툴이란 채팅, 화상회의, 공동작업 등 기능을 가진 서비스를 말한다.
협업 툴 앱 시장의 10월 월간 모바일 사용자수(MAU)는 전년 동기 대비 6.3배 늘어난 424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화상상회의 기능을 지닌 앱의 10월 사용자수가 전년 동기 대비 16배 증가한 379만명으로 늘었다. 화상회의 기능을 없는 앱이 1.2배 성장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회의가 잦아들면서 화상회의 기능이 중요해진 탓으로 풀이된다.
특히 줌의 10월 MAU는 305만 명에 달하면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줌의 10월 모바일 사용자수는 305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5배 이상 사용자수가 늘었다. 이는 업계 2위인 구글 미트 사용자수 보다 8.6배 이상 많은 수치다.
줌은 올해 4월부터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10월 기준, 3위 MS팀즈와 4위 시스코 웹엑스는 작년 12월 대비 각각 4계단과 15계단씩 상승했다. 2월 20위를 기록했던 구글 미트는 8월과 10월에 사용자 순위 2위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업계 전통 강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스카이프는 5위까지 추락했다. 2월까지 업계 1위를 지켜오던 스카이프는 올해 4월부터 점차 순위가 밀려나더니 10월에는 5위까지 뚝 떨어졌다. 주요 IT 외신들은 경쟁사들이 화상회의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려 했을 때, 스카이프가 다른 부가기능에 치중하느라 시장 경쟁력을 잃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IT 전문잡지 와이어드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스카이프의 최대 강점인 영상 통화 기능은 뒤로 한채 앱 디자인이나 새로운 기능들을 추가하며 왓츠앱(Whatsapp), 텔레그램과 경쟁하려고 했다"며 "스카이프가 침체된 틈을 타, 줌과 같은 경쟁자들은 오로지 비디오와 관련된 기능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미국 지디넷도 이러한 이유로 "스카이프 보다 줌을 더 많이 쓰이는 이유는 기술 이해도 낮은 사람에게 줌이 훨씬 쉽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이러한 여파로 인해 스카이프 인기가 크게 꺾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지난 9월 출시한 카카오워크는 출시 6주 만에 누적 사용자수 10만 명을 돌파했다. 10월 카카오워크의 1인 평균 사용시간은 0.39시간, 사용일 수는 5.12일로 전월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앞으로 협업 툴 시장은 화상회의 기능에 특화된 서비스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지에이웍스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업무가 일상화되면서 모바일 협업 툴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며 "특히 화상회의가 필수 솔루션으로 떠오르면서 화상회의 앱이 관련 시장에서 상위권을 석권했다"고 분석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로 가속화될 디지털 워크 및 기업 대응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해외에서도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이 회상회의 기술업체를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을 통해 협업 툴 시장에 진출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며 "신규 화상회의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마케팅을 확대하는 등 화상회의 협업 툴 시장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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