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이 법원에 상속 포기와 한정승인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이 이를 승인하면 유족은 박원순 전 시장이 남긴 약 7억원의 채무를 갚지 않아도 된다.
13일 온라인상에서는 이와 관련해 박원순 전 시장 유족이 무책임하다는 비판과 당연한 선택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박원순 전 시장의 자녀들은 지난 6일 서울가정법원에 상속 포기를 신청했다. 이튿날인 7일에는 박원순 전 시장의 부인 강난희 씨가 가정법원에 상속 한정승인을 신청했다.
상속 포기는 상속인 지위를 포기하는 것으로 재산과 빚 모두 물려받지 않겠다는 의미다. 한정승인은 상속인으로서 효력을 가져 채무를 떠안게 되지만, 물려받은 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채무를 변제하는 책임을 지게 된다.
법상 상속 포기와 한정승인은 상속개시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 통상 사망일을 기준으로 하므로 박원순 전 시장이 사망한 날로부터 3개월인 지난 9일까지가 기한이었다.
유족들이 상속 포기와 한정승인을 신청한 것은 박원순 전 시장이 남긴 거액의 빚 때문으로 알려졌다. 박원순 전 시장은 8년8개월간의 재임 기간 오히려 빚이 늘었다.
지난 3월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박원순 전 시장의 재산은 마이너스 6억9091만원이었다.
이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돈 빌려준 사람은 무슨 죄"냐며 "서울시장 하며 받은 급여로 빚을 조금씩이라도 갚아나갔어야 한다.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 "일개 방송인도 파산 신청 안 하고 빚을 갚는데" 등의 반응도 나왔다.
반면 박원순 전 시장 유족을 옹호하는 누리꾼들은 "당신이라면 가족이 남긴 수억원 빚을 대신 갚겠느냐" "별걸 다 트집 잡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