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5.5%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타격은 한국 이상으로 대공황에 못지 않은 충격이 있을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7일 코로나19에 따른 주요국의 경제적 타격을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발표했다. 9월 일 평균 확진자가 7~8월과 비슷하다고 본 '시나리오1', 9월 확진자 폭증으로 3분기 일 평균 확진자가 7~8월 평균보다 25% 늘어나는 '시나리오2'로 나눠 경제 타격을 예상했다. 두 시나리오 모두 4분기부터는 감염자가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가정했다.
감염자가 늘지 않는 시나리오1이 현실화 됐을 때 한국의 올해 성장률은 -2.3%로 예측됐다. 유럽은 -10.5%, 미국은 -6.2%, 일본은 -4.4%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9월 감염자 폭증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2가 현실화되면 타격이 더 커진다. 한국은 -5.5%, 미국과 유럽은 각각 -15.4%와 -21.9%로 성장률이 악화된다.
한경연 관계자는 "미국의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2.5%, 대공황 때 -12.9%였다"며 "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지면 세계 경제가 대공황을 넘어서는 충격을 받게된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장기 소득이 줄어드는 '규모 효과'가 나타나고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한경연의 관측이다. 코로나19에 따른 한국의 향후 3년과 10년 국내총생산(GDP) 손실액은 각각 168억달러와 235억달러로 점쳐졌다.
성장률 이외의 다른 지표들도 줄줄이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의 올해 수출은 7.2~9.2% 감소할 전망이며 교역액 역시 5.1~6.5%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 역시 기준치인 3.5%보다 0.68~0.91%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윤경 한경연 연구위원은 “코로나19의 경험이 미래 팬데믹 대응전략의 수립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신종플루 이후 2011년 국가전략을 수립한 영국처럼 긴 호흡의 국가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