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힘 있는 경제세력의 횡포를 가급적 축소해서 시장이 공정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추진하는) 공정거래법 같은 것을 더 강화하고, 그것이 준수되도록 하는 것이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18일 공개된 월간지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시장경제가 가장 공정하고 정의롭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데 그게 경제민주화 작업"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전속고발제 폐지 등을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롯한 정부와 민주당 측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중점 처리할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계에선 "기업들의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야당 측이 법 개정에 다소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으면서 향후 입법 결과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통합당 관계자는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양극화가 심해지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정성 강화는 필요하다는 게 당과 위원장의 입장"이라며 "다만 여당과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현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수용하는 건 전혀 다른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에 대해서도 "내 입으로는 재벌개혁을 이야기해 본 적이 없다"면서도 "그런데 재벌이 횡포를 부리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 세력이 너무 커지면 기업 운영의 영역뿐 아니라 정치·사회적 측면까지 영향력을 발휘하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걸 막아야 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도 특정 재벌이 특정인을 이용해서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했고, 그 결과로 이르게 된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런 발언 역시 현 정부의 과도한 재벌 개혁이 투자와 같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기존 통합당 방침과 거리가 있다. 김 위원장은 "재계가 자기네들 경제력을 바탕으로 정치 세력에까지 영향을 미치려고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장 후보의 기준과 자질'을 묻는 질문엔 "서울시는 거의 기업처럼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경영 능력이 없으면 시장 노릇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민들과 잘 소통할 수 있고 경영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여성을 고집하는 건 아니다"고도 했다.
통합당의 대통령 후보에 대해선 "몇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외교 △경제 운영 △교육 △사회통합 등 분야 자질과 역량을 강조했다.
좌동욱/고은이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