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소녀상 앞에 무릎을 꿇고 속죄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조형물이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일본 언론이 이 사안을 관심있게 보도하고 나섰다.
지지통신은 27일 강원도 평창 소재 한국자생식물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아베 총리의 동상을 제작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 조형물의 제목이 '영원한 속죄'라고 전하고 서울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과는 다른 조각가가 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강제징용 문제 등 한일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조형물이) 공개된다면 양국 간 새로운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식물원은 다음 달 10일 제막식을 열고 조형물을 일반인에게 공개할 방침이다.
산케이 신문도 한국자생식물원에 소녀상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아베 총리의 조형물이 제작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김창렬 원장의 말을 인용해 무릎을 꿇은 쪽이 아베 총리를 상징한다고 주목했다. 또 교도통신도 해당 조형물 소식을 전했다.
앞서 한국자생식물원은 지난 25일 강원도 오대산 기슭에 조성한 '영원한 속죄'(A heartfelt apology·永遠の贖罪)라는 이름의 조형물을 다음달 10일 일반인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제막식에는 조정래 소설가, 원혜영 전 국회의원, 최열 환경운동가, 이숭겸 신구대 총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제막되는 조형물은 높이 1.5 m의 앉아있는 위안부 소녀상 앞으로 키가 1.8m인 아베 총리 동상이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작품을 조각한 조각가 왕광현씨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합당하게 받았어야 할 속죄를 작품으로라도 표현해 민족정신을 고양하고 일본에게는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함과 동시에 진심 어린 사죄와 새로운 일본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조형물을 사비로 조성한 김창렬 원장은 "국내·외에 있는 소녀상들을 비난하고 조롱하거나 훼손하는 실태를 보면서 단순히 입장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속죄 대상을 확실하게 형상할 필요가 있어 소녀상의 대상을 아베로 상징해 조성했다"고 언급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