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서울을 두고 “천박한 도시”라고 말한 것에 대해 후폭풍이 거세다. 여당은 “문맥상 의미가 생략된 발언”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은 “이 대표의 발언이 천박하다”고 맹공했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서울 한강을 배 타고 지나가면 ‘무슨 아파트 한 평에 얼마’ 그걸 쭉 설명해야 한다”며 “이런 천박한 도시를 만들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공보국에서는 25일 입장문을 내고 “이 대표의 발언은 세종시를 품격 있는 도시로 만들자는 취지”라며 “앞뒤 문맥은 생략한 채 특정 발언만 문제 삼아 마치 서울을 폄훼하는 것처럼 보도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이 대표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26일 SNS에 “국민을 향해 육두문자를 내뱉고 ‘천박한 서울’이라며 막말을 서슴지 않는 여당 대표님 모두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며 “국민들이 왜 분노하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볼 일”이라고 글을 올렸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난 총선 때는 부산을 초라하다고 하더니, 이제는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글로벌 10대 도시, 서울을 졸지에 천박한 도시로 만들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10년간 민주당에 표를 몰아준 서울시민을 향해 천박한 도시라고 독설을 퍼붓는 것은 비정상적인, 배은망덕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당 대표에서 사퇴하라”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일부 민주당 서울지역 의원도 “경솔한 발언”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장례식장에서 기자에게 ‘자식’이라고 욕설한 것에 대해 사과한 지 보름도 되지 않아 또 막말 파문을 일으켰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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