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마친 뒤 코로나19 대출 현황 자료를 배포했다. 15일까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한 곳당 5660만원의 신규 대출이 집행됐다는 게 골자였다. 총액 기준으로는 39조8000억원, 70만3000건의 대출이 이뤄졌다. 이 가운데 시중은행이 담당한 신규 대출은 19조1000억원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곧바로 정부와 금융권이 ‘코로나19 대출’ 관련 숫자를 부풀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었다. 실제 집행된 금액보다 과도한 실적을 내세우면서 금융 지원의 효과를 가늠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서 발표된 1, 2차 코로나 금융대책과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모두 뜯어봐도 시중은행이 담당하는 신규 대출은 1차 이차보전대출로 이뤄진 3조5000억원이 전부”라고 말했다. 금융위 발표 수치(19조1000억원)와 간극이 크다.
이 차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3월 코로나19 대책 본격화 이후 이차보전대출을 포함한 모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에 ‘코로나19 대출’이라는 코드가 찍혀 집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언제부터 코로나19로 집계됐는지 불분명한 게 더 큰 문제”라고 했다.
은행권이 주도하는 2차 소상공인 대출 실적에도 구멍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18일 신청이 시작된 2차 코로나19 대출에는 21일까지 2만 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이 가운데 1만 건이 접수된 비대면 신청은 은행마다 기준이 모호해 숫자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신청 절차를 시작한 고객과 마무리한 고객 수가 다르다”며 “일부 은행이 부풀려진 수치를 집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daepun@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