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새해 목표에 다이어트를 끼워 넣었다. 강제성이 조금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 트레이닝을 받기엔 경제적 부담도 크고 규칙적으로 시간을 할애하는 게 여의치 않았다. 홈트레이닝만으로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온라인 퍼스널트레이닝(PT) 프로그램인 ‘마이다노’를 신청했다.
마이다노 앱(사진)을 깔았다. 평소 운동 실력, 원하는 다이어트 목표 등을 감안해 운동 강도를 정했다. 운동 경험 3개월 미만 초보자는 난이도 ‘하(下)’를 선택하는 식이다. 평소 식습관은 어떤지, 신체 부위 가운데 고민이 있는 부분은 어디인지 등 정보를 입력했다. 온라인 트레이너가 나에 대해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다.
첫날엔 목표와 계획을 세우라는 ‘미션’이 떨어졌다. 계획대로 하지 못했을 때 대안도 함께 세워야 했다. 목표는 3㎏ 감량. 계획은 오후 9시에 마이다노에서 보내주는 동영상을 보며 운동하기. 못하면 다음날 걸음 수 1만5000보를 채워야 한다.
앱에선 매일 새로운 미션이 주어졌다. 매 끼니 먹은 음식 사진을 올리는 식단일기는 기본. ‘먹을 만큼 덜어먹기’ 등 매번 달라지는 미션을 사진으로 인증하고 달성하는 재미가 있었다.
점심에 샤부샤부를 먹은 사진을 찍어올리면 마이다노 트레이너가 채팅 메시지를 보내왔다. “건더기 위주로 섭취해 주셨나요? 면이나 밥류 양은 줄여주셨나요?”
무엇보다 생활 습관을 바꾸도록 도와준다는 점이 제일 맘에 들었다. 트레이너가 식단을 짜주는 게 아니라 기존에 먹는 방식에서 조금씩 변화를 주도록 요구했다. 아침을 먹지 않는 것을 보고는 아침을 걸러 점심에 먹는 양이 늘진 않는지, 아침에 두유 한 팩을 마셔보는 건 어떤지, 마시고 난 뒤 포만감과 점심 식사량은 바뀐 부분이 있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해줬다.
저녁 약속이 많아 매일 30분에서 1시간 이상 걸리는 운동을 자주 거르자 트레이너가 직장에서도 할 수 있는 틈새 운동을 제안해줬다. 저녁이 아니라 아침에 침대에서 잠깐 할 수 있는 스트레칭 영상도 도움이 됐다.
수강을 마음먹었을 때 바로 시작할 수 없는 점은 아쉬웠다. 온라인 PT 프로그램이 매월 초 시작하기 때문에 새로 시작하려면 월초를 기다려야 한다.
수강 기간 한 달이 지났다. 다이어트에 성공했느냐고 물으신다면, 아직 올해가 9개월이나 남아 있으니 실패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하겠다. 그래도 아침에 두유 한 팩, 밥 먹기 20분 전 물 한 컵, 마지막 한 숟가락은 남기기 같은 습관이 몸에 배었다는 점에 희망을 건다.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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