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나흘째인 26일 국내에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세 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확진자가 추가되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과도한 불안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보건당국도 국민 불안 확산을 막기 위해 발빠르게 나섰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전역을 검역대상 오염지역으로 지정하고, 코로나바이러스의 의심환자 범위도 폐렴에서 호흡기 이상 증상으로 넓혀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3번째 확진자는 50대 남성…"'무증상 입국'으로 접촉자 수 파악중"
이날 오전 국내에선 우한 폐렴 세 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해당 환자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54세 한국인 남성으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거주하다가 귀국했다. 환자는 지난 20일 귀국했을 땐 별다른 증상이 없어 공항 검역 체계를 통과했다.
하지만 지난 22일부터 오한 등 몸살기를 느낀 뒤 해열제를 복용했다. 이후 증상이 나아졌지만 25일부터는 간헐적 기침과 가래증상이 발생,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신고했다.
현재 환자는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문제는 해당 환자가 입국 후 가족이나 지인 외에 23, 24일 이틀간 마스크를 쓴 채 일상생활을 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환자가 접촉한 사람의 수는 이전의 확진자보다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방역 당국은 음식점 등의 폐쇄회로(CC)TV와 카드 사용 내역 등을 확인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세번째 확진자의 접촉자는 가족, 동행해서 오신 분, 그리고 같이 식사하신 지인 정도를 밀접 접촉자로 분류해서 파악되는 대로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 "지역사회는 주로 음식점이나 아니면 이런 곳의 CCTV를 봐야 어디까지 밀접인지 볼 수 있어 영상을 보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와 시도 보건소는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정 본부장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도가 보건소와 같이 역학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며 "당연히 지자체에 통보했고 지자체가 기초역학조사를 시행한 사례이기 때문에 시·도와 보건소가 조사 진행 중"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 우한 폐렴 의심환자 범위 '확대'
이날 세번째 확진자가 나오면서 보건당국은 대응 수위를 강화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사례정의를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사례정의는 감염병 감시 대응 관리가 필요한 대상을 정의하는 것으로, 신종 감염병은 병원체 특성이나 발생양상 변화에 따라 변경이 가능하다.
이에 의심환자는 최근 14일 이내 우한시 방문한 사람에서 후베이성을 방문한 사람으로, 또 폐렴이나 폐렴 의심자에서 발열이나 호흡기 이상 증상이 있는 자로 각각 범위가 확대됐다.
또 28일부터 중국 전역을 검역대상 오염지역으로 지정한다. 이에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은 건강상태질문서를 입국 시 검역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거짓으로 작성했다 적발될 경우엔 2000만원 이하 벌금이나 2년 이하 징역에 처하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 "설 연휴에도 24시간 대응체계 가동"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과도한 불안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사진)은 이날 '우한 폐렴'의 확산과 관련해 "정부를 믿고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마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 여행객이나 방문 귀국자의 수가 많기 때문에, 정부는 설 연휴 기간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으며 24시간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며 "저도 질병관리본부장과 국립중앙의료원장에게 전화해 격려를 하고, 당부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25분부터 37분 동안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및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과 통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상황'을 보고받은 뒤 지시를 내렸다.
정 본부장과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검역 단계부터 환자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공항과 항만에서의 철저한 검역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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