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한 지 21개월 만에 양측이 1단계 무역협상 합의에 도달했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말 그대로 '스몰딜'일뿐 무역분쟁이 종식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은 잇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1단계 무역협상 합의문에 서명을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백악관은 이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고 중국 역시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
1단계 합의를 이뤘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남아있다. 민감한 쟁점들은 모두 2, 3단계 협상으로 밀려서다.
미국 정부는 미국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의 기업 보조금 지급 금지 등 핵심 쟁점은 2, 3단계 협상에서 다루겠다고 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1단게 합의 이후 협상에서 마찰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는 이유는 또 있다.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면 중국 정부를 협상 테이블로 끌고 나올 힘이 떨어진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기존 고율관세가 각각 7.5%와 12.5%로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이는 수출·수입업자들이 감당하기 쉬운 관세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유력 보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도 의미 있는 2단계는 없을 것이라는 공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이번 합의는 무역전쟁 종식보다는 미국 차기 대선과 중국 경제의 둔화 등 직면한 문제를 두고 양측이 쉬어가는 '휴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무역협상은 말 그대로 '스몰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위한 휴전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1차 협상 이후 중국의 기술 탈취 금지, 금융시장 개방 등이 주제가 될 2차 협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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