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27·비씨카드)에게 2019년은 건재함을 과시한 해였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선 조아연(19)과 임희정(19) 등 8승을 휩쓴 ‘슈퍼루키’들이 등장했지만, 마지막까지 ‘대세’ 최혜진(20)을 위협한 건 장하나였다.
장하나의 진가는 아이언샷에서 나온다. 한 가지 구질로 밀고 나가는 프로골퍼가 있는 반면 장하나는 여러 구질의 아이언샷을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안다. 높게 띄워야 할 땐 탄도가 높은 샷을, 바람이 강하면 낮게 공을 깔아치는 식이다.
그의 특기는 타이거 우즈(미국)가 즐겨 치는 ‘스팅어 샷’. 장하나는 올해 바람이 많이 부는 산악지형 코스에서 공을 낮게 깔아쳐 비거리 손실을 최소화하는 모습을 자주 뽐냈다.
탄도를 낮게 유지하려면 왼손을 최대한 길게 앞으로 끌고 나가야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론이다. 하지만 손목을 과도하게 써 훅과 같은 미스샷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장하나가 “아마추어 골퍼들이 낮은 탄도의 샷을 시도하다 왼쪽으로 감아치는 걸 많이 봤다”고 말한 이유다.
장하나는 정확히 왼손목을 끌고 나가는 구간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팩트 후 20㎝ 구간에서 샷의 탄도가 결정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왼손등이 정면을 향하게 하면서 헤드와 함께 앞으로 보내야 한다는 이론은 알면서도 그 동작을 얼마나 유지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더라고요. 클럽 헤드가 왼발을 지나가기 전까지만 왼손을 끌고 간다는 느낌으로 쳐보세요. 빗자루로 눈을 쓸 때 왼쪽으로 길게 쓸듯이요. 그러면 왼쪽 겨드랑이가 살짝 벌어지거든요.”
공과 왼발 사이의 거리를 클럽 헤드가 어떻게 지나가느냐에 따라 탄도가 결정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하나는 “다만 억지로 동작을 만들려다 보면 몸이 아니라 팔만 쓰는 경우가 있으니 충분히 연습한 뒤 실전에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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