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국내 직접투자(FDI)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올해 FDI는 작년 대비 30% 안팎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3분기 FDI는 신고액 기준으로 134억8500만달러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192억300만달러) 대비 29.8% 감소한 수치다. 올 들어 3분기까지 실제 도착한 금액은 72억7900만달러로, 전년보다 40.8% 줄었다.
지금 추세라면 올해 FDI는 200억달러를 밑돌거나 간신히 턱걸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 2014년(190억달러) 이후 5년 만의 최악 실적이 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가 부진한 데다 작년엔 미국 GM의 한국 투자와 같은 일시적 요인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내부적으로 올해 FDI가 200억달러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외국인 투자가 급감한 건 세계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이 위축된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주 52시간 근로제, 인건비 상승, 노동규제 등 투자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점도 투자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에서 생산가능인구는 연평균 6만~7만 명 감소하고 있다.
한·일 무역갈등 후 일본의 대(對)한국 투자가 줄고 있는 점도 변수다. 작년 상반기 8억7000만달러를 한국에 투자했던 일본은 올 상반기 5억3700만달러 투자하는 데 그쳤다. 지난 7월부터 한·일 갈등이 본격화된 만큼 향후 일본의 한국 투자가 훨씬 더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FDI는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간접 지표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적극적인 투자 유치에 나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노동시장 유연화를 포함한 규제 완화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게 투자 유치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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