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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대부업 순기능 무시하는 국회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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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달 초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상위 10개 대부업체 수익이 3년 새 52%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업체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총 5645억원으로, 2016년 3703억원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는 지적이었다. 제 의원은 이어 “정부가 지난해 최고금리를 한 차례 낮췄음에도 대부업체 경영에는 문제가 전혀 없음이 드러났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실상은 다르다. 상위 10위권 대부업체 실적에는 지난해 말 업계 1위 산와대부가 자회사 YK대부를 한빛자산관리대부에 매각하면서 올린 2000억원가량의 특별이익이 포함됐다. 이를 제외하면 전체 순이익은 대폭 줄었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도 비슷한 취지의 자료를 배포했다. “국세청에 법인세를 내는 ‘흑자 대부업체’가 지난해 1423개로 5년 전인 2013년보다 80% 이상 늘었다”는 내용이었다. 제 의원과 마찬가지로 대부업체들이 ‘지나치게 돈을 많이 벌고 있다’고 꼬집은 셈이다.

대부업계는 ‘오해’라고 주장한다. 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수년간 주택가격이 오르면서 담보가치도 올랐기 때문에 개별 대부업체의 경영상황이 개선된 것처럼 보일 뿐”이라며 “최고금리 인하 여파로 적지 않은 업체가 사업을 축소하고 있고, ‘불황형 흑자 업체’도 늘어났다”고 해명했다.

대부업계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야가 크게 다르지 않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대부업체가 소유한 저축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가 연 20.4%로 일반 저축은행(연 9.2%)과 개인소유 저축은행(연 15.9%)보다 높은 게 문제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원인과 결과를 혼동한 분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업 기반의 OK금융, 웰컴금융은 과거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정부와 ‘대부업 자산을 저축은행으로 옮기고, 장기적으로 대부업에서 철수하겠다’고 약속했다. 대부업 자산을 넘겨받으면 평균 대출금리가 높아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대부업체와 저축은행은 국회의원들이 상환 가능성과 위험도에 따라 금리가 매겨지는 금융의 현실을 도외시한 채 업계에 ‘약탈적 금융회사’라는 인상을 주는 지적만 내놓고 있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이 대부업의 순기능은 무시하고 업계가 망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했다.

대출금리를 낮추라는 지적은 얼핏 서민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업체들이 돈을 빌려주지 않으면 일부 서민은 살인적인 금리를 제시하는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금융연구원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최고금리가 연 20%로 낮아지면 최대 86만 명의 저신용자가 합법 대부업에서 배제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대부업체와 저축은행에 ‘고금리 장사’라는 멍에를 씌우긴 쉽다. 서민들의 다급한 사정만 모른 척 외면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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