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국 정부의 압박으로 홍콩 경찰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을 자사 앱스토어에서 삭제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앱스토어에서 ‘홍콩맵라이브’ 앱을 없애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이 앱이 우리의 가이드라인과 현지 법을 위반한다”고 삭제 이유를 설명했다.
애플은 “홍콩맵라이브가 일부 적절하지 않게 쓰이고 있다”며 “경찰을 표적으로 삼아 습격하는 등 공공 안전을 위협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했다. 또 범죄자들이 이 앱을 홍콩 시민을 괴롭히는 데 쓰고 있다는 것을 홍콩 사이버보안·기술범죄국(CSTCB) 등과 함께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홍콩맵라이브는 시위 참가자들이 인터넷상에 올린 정보를 모아 경찰의 위치, 최루탄 사용 여부, 위험 요인 등을 알려주는 앱이다. 애플은 이달 초 이 앱의 판매 승인을 거부했다가 지난 4일 다시 앱 판매를 허가했다. 하지만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이 애플의 허가 결정을 비판하자 또다시 아이폰에서 해당 앱을 사용할 수 없도록 삭제한 것이다.
홍콩맵라이브 제작사 관계자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홍콩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전혀 없다”며 “이는 명백히 홍콩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기 위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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