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a3로 내린지 석달만에 강등 ‘경고’
≪이 기사는 08월14일(16:2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이마트 신용등급이 또 다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14일 이마트의 신용등급(Baa3)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이 회사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린 지 석 달만이다. 현재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최하위인 신용도가 투기등급으로 주저앉을 위기에 처했다. 또 다른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 5일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등급의 마지노선인 ‘BBB-’(안정적)로 떨어뜨린 상태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반영했다. 이마트는 지난 2분기 29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창사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수익성이 악화됐을 뿐 아니라 주력인 대형마트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 줄어드는 등 외형까지 축소되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해 3.4%였던 이마트의 매출 대비 세전영업이익(EBIT) 비율이 올해와 내년엔 1.5~1.7%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완희 무디스 수석연구원은 “전자상거래 부문의 경쟁심화와 소비심리 둔화를 고려하면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것”이라며 “현재 수익성 지표 전망치엔 온라인쇼핑 부문에 대한 투자와 실적 부진을 겪는 매장을 폐점하거나 창고형 할인마트로 전환하는 등 이마트가 최근 진행 중인 대처방안까지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이같은 상황에서 이마트의 차입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도 부담요인으로 꼽았다. 이 신용평가사는 지난해 말 약 5조7000억원이었던 이마트의 차입금이 올해 말에는 약 6조7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은 같은 기간 4.2배에서 5.3~5.6배로 뛸 것으로 봤다. 지난 1월 미국 굿푸드홀딩스 인수자금 조달뿐만 아니라 온라인쇼핑몰 자회사 SSG닷컴의 7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및 4월 4000억원 규모 영구채(신종자본증권)에 차입 성격이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했다.
유 수석연구원은 “이마트가 상당한 수준의 부채감축에 나서지 않는다면 수익성 악화로 인한 차입부담이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이마트의 수익성 및 재무구조 악화가 이어져 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이 5배를 넘거나 매출 대비 EBIT 비율이 2.0~2.5%를 밑돌면 이 회사 신용등급 강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