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엠에스·태창산업 가격 담합 적발 '과징금 77억원'

입력 2019-07-17 17:49
공정위, 가격 담합 적발하고 과징금 부과
혈액백 입찰 과정에서 경쟁 피하려 담합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적십자사가 발주한 헌혈 혈액 용기(혈액백) 입찰 참여 과정에서 녹십자 계열사 녹십자엠에스와 태창산업의 가격 담합을 적발하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17일 공정위에 따르면 녹십자엠에스와 태창산업은 지난 2011~2015년 대한적십자사가 발주한 혈액백 입찰에 참여하면서 각각 7 대 3으로 낙찰 물량을 나누기로 하고, 각각 투찰 가격과 투찰 물량을 사전에 합의했다. 혈액백은 헌혈을 받은 피를 수혈이나 혈액 제제 제조에 쓰이기 전에 보관하는 저장 용기다.

두 회사는 대한적십자사가 2011년 혈액백 입찰 과정에 입찰에 참가한 업체가 납품 가격과 납품 가능 물량을 함께 제시하는 희망수량 입찰제를 도입하자, 경쟁을 피하면서 적당한 물량을 공급받기 위해 담합했다.

희망수량 입찰제는 1개 업체가 모든 물량을 공급해야 하는 최저가 입찰제보다 물품 1개당 단가를 더 낮출 여지가 있어 가격 경쟁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생산 능력이 작지만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업체들이 여럿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담합을 할 경우 입찰 참가 업체들의 '나눠 먹기'가 가능하다.

공정위는 "가격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두 업체가 담합을 시도했다"며 "녹십자엠에스와 태창산업은 2011~2015년 사전에 합의한 7 대 3의 비율로 물품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녹십자엠에스에는 58억원, 태창산업에는 19억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하고 녹십자엠에스와 녹십자엠에스 직원 1명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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