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션, 롯데컬처웍스와 지분 맞교환…"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선제 대응"

입력 2019-05-10 17:40
[ 안효주 기자 ] 이노션과 롯데컬처웍스가 500억원 규모의 콘텐츠 관련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종합광고회사인 이노션은 10일 롯데컬처웍스와 포괄적 사업 및 업무제휴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롯데컬처웍스는 롯데시네마의 운영과 영화 투자, 배급 등 콘텐츠 사업을 하는 종합 콘텐츠 회사다. 이노션은 영화배급사 ‘뉴(NEW)’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등 콘텐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두 회사는 콘텐츠 비즈니스, 해외 진출 확대, 공간 마케팅, 광고사업 등 4개 분야에서 업무 제휴와 공동 투자를 할 예정이다. 우선 영화와 드라마, 문화·스포츠·미디어 콘텐츠에 투자하기 위해 5년 동안 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공동 운영키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종합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사업을 위해 합작법인도 설립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지분도 맞교환한다. 이노션의 개인 최대주주인 정성이 고문이 보유한 이노션 지분 10.2%(발행주식 총수 기준)를 롯데컬처웍스에, 롯데컬처웍스는 신주 13.6%(신주 발행 후 기준)를 발행해 정 고문에게 배정할 예정이다. 지분 거래가 마무리되면 롯데컬처웍스는 이노션의 4대 주주가 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 고문의 지분율은 17.79%로 낮아진다.

지분 맞교환이 완료되면 총수 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기업에 해당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노션은 “선제 대응을 통한 불확실성 해소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동시에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무한 경쟁 시대에 돌입한 콘텐츠 시장에서 안정적 경쟁력을 가진 파트너와 시너지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롯데컬처웍스가 상장하기 위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