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준,박수현 국제신문 기자 '남극이랑 카톡하기' 발간

입력 2019-03-06 14:40


“아직 남극에 관해 공부해야 할 것이 더 많지만 2년간 시리즈를 쓰고 준비하고 남극을 취재하면서 알게 된 지식과 느낀 경험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자 용기를 내어 책을 썼다. 남극이 여러 가지 제약으로 직접 가기는 쉽지 않지만 우리 일상생활과 의외로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다.”

오상준(글)과 박수현(사진) 국제신문 기자가 함께 6일 호밀밭출판사에서 ‘남극이랑 카톡하기’ 제목의 책을 내놓았다.이동화 극지해양미래포럼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이 감수를 맡아 힘을 보탰다.

24년 동안 기자로 근무하던 오 기자는 2013년 12월 말, 해양수산부장으로 발령받아 특별취재팀을 꾸려 2년간 극지 관련 기획 기사 ‘부산을 극지 연구 허브로’를 연재한다. 2015년 11월,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에 일주일간 체류하며 남극 현장을 취재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남극관측탐험대가 남극 땅을 밟은 지 30주년을 기념해 의미를 재조명했다.2018년은 남극 세종과학기지 설립 30주년이자 우리나라 남극 진출의 효시로 평가받는 남빙양 크릴 시험조험을 시작한 지 4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였다.

오 기자는 서강대 철학과 졸업 후 국제신문 기자로 입사해 경제부, 사회부, 정치부, 문화부, 해양수산부, 의료과학부 등을 거쳐 현재 정치부장을 맡고 있다. 『하루를 살아도 후회 없이 살고 싶다』(걷는나무), 『일상과 주거』(한울), 『부산의 노래, 노래 속의 부산』(부산발전연구원), 『4차 산업혁명 시대, 과학과 인문학의 대화』(부산과학기술협의회)에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부산은 무엇을 기억하는가’ 시리즈로 2012년 3월 이달의 기자상을, ‘부산을 극지 연구 허브로’ 시리즈로 2014년 일경언론상 장려상을 받았다.

사진을 맡은 박 기자는 1994년 국제신문에 입사한 이래 남극 세종·장보고기지, 북극 다산기지 등 우리나라 3대 극지 과학기지를 모두 취재한 극지 전문가로 꼽힌다. 극지해양미래포럼 사무국장이다. ‘수중 포토저널리즘’이라는 영역을 국내 언론계 최초로 구축했다. 수중 및 극지 취재 결과물로 『북극곰과 남극 펭귄의 지구사랑』(부산과학기술협의회), 『바다에서 건진 생명의 이름들』(지성사) 등 10권의 책을 냈고 한국신문상, 일경언론상, 이달의 기자상을 포함해 28회 수상했다.

이 책은 우리나라 남극 개척사를 포함해 남극 생활의 아기자기한 비밀, 남극의 자연환경과 동식물, 남극의 과학, 남극으로 가는 길, 국내외 극지체험시설 등 남극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당시 남극 개척에 앞장섰던 사람과의 심층인터뷰는 남극 개척 초기의 어려운 여건과 이들이 지닌 불굴의 도전정신, 모험심, 탐험정신에 공감하게 하며 남극 개척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많은 사람이 남극을 영하 40도가 넘는 극한의 땅 혹은 미지의 세계로만 인식하고 있다. 극한의 추위와 혹독한 환경은 생물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아 보이고 각종 기술과 교통수단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쉽게 갈 수 없는 곳이기에 더욱 낯설고 멀게만 느끼고 있다. 북극에 대한 이미지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하지만 극지는 의외로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다. 남극과 북극의 얼음 두께 변화로 생기는 극 소용돌이 ‘폴라 보텍스(Polar vortex)’가 당장 한반도 날씨에 영향을 미치고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에서는 펭귄과 북극곰을 만날 수 있다.

남극에서도 와이파이가 터진다는 사실, 남극에서도 카톡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갑자기 멀게만 느껴지던 남극이 한결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남극 장보고기지는 한국과 1만 3000㎞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국내 전화요금으로 통화가 가능하다. KT에서 위성통신안테나를 설치해 인천에 있는 극지연구소와 연결되는 장보고기지 전용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와이파이가 터져 인터넷과 카카오톡, 보이스톡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덕분에 대원들은 한국에 있는 가족, 친구와 24시간 부담 없이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남극은 우리나라 국토의 최남단이라고 부를 만하다.

남극은 신대륙이자 기회의 땅이다. 그 크기가 중국과 인도를 합친 정도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지하자원과 미래 식량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1998년 남극환경보호의정서 채택을 계기로 지하자원 개발이 금지됐다.UN해양법에 따라 그 어떤 나라도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조약은 2048년까지다.

오 기자는 “남극이 기회의 땅이지만 준비된 자만 그 기회를 누릴 수 있다”며 “향후 부산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세계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부산은 남극과 북극으로 향하는 출발점이다. 극지로 출발할 수 있는 선단 제일 앞에 위치한 셈이다. 그는 “극지산업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며 부가가치가 무척 높은 미래 산업이다”며 “부산이 극지 메카가 된다면 한국을 넘어 세계를 먹여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