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공장 사고예방에 AI기술 적용하는 일본 기업들

입력 2019-03-06 09:54
수정 2019-03-06 09:58

일본의 주요 제조업체들이 노후화된 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는데 인공지능(AI)기술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고령화와 인구감소에 따른 일손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일본에서 설비 노후화로 고민 중인 기업들에 AI가 큰 도움이 되는 모습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철강업체인 JFE스틸, JFE엔지니어링 및 조선업체 재팬마린유나이티드 등을 거느린 지주회사 JFE홀딩스는 최근 일본 내 전체 제철소에 AI 사고방지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회사 측은 과거의 사고 사례와 원인, 복구 작업의 데이터를 입력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의 고장원인과 적절한 복구과정을 AI가 도출해 내도록 했습니다. 1차적으로 최근 20~25년분 데이터를 대상으로 분석을 시행한 뒤 추가적으로 40~50년치 빅데이터를 입력한다는 계획입니다. AI 사고예방 시스템의 활용을 늘리기 위해 데이터 전문가 등 IT(정보기술) 인력을 앞으로 2년간 현재의 3배인 340명까지 늘리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진 현장 숙련공의 경험과 과거 문서 분석을 통해 사고원인을 산출했지만 숙련공들이 잇따라 정년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나면서 사고원인을 찾아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AI를 도입하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JFE홀딩스 측은 AI시스템을 시험 도입했던 제철소의 경우, 사고 발생 후 복구시간을 종전보다 20%가량 줄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신닛테쓰스미킨(옛 신일본제철)도 고로 점화 연료의 특성과 연소상황을 AI가 분석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고로는 철광석과 코크스 등 혼합하는 원재료의 품질에 따라 고로 내부 상황이 변화하기 쉬운데 이를 AI가 파악해 향후 변화를 예상한다는 것입니다. 2020년 하반기부터 일부 공장의 고로 개선작업에 관련 센서와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입니다.

화학업계에서도 쇼와전공이 히타치제작소와 공동으로 장비고장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지난해 10월부터 오이타 공장에서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1차적으로 범용화학제품인 에틸렌 생산시설에 AI사고 예방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올해부터 다른 생산 공장에도 AI적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입니다. 또 다른 화학업체인 JSR도 올 4월부터 지바현 공장에서 NTT그룹이 개발한 음성인식 AI 운용을 시작했습니다. 계기판을 관리하는 제어실과 제조현장에서 주고받은 지시와 응답을 AI가 인식해 텍스트로 전환한 뒤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사람과 사람을 통해 전달되던 기술 노하우를 AI가 빅데이터를 관리해 디지털적으로 전승한다는 구상입니다.

일본 제조업 공정에 도입 중인 AI를 이용한 사고예방과 기술전수가 어떤 효과를 도출해 낼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