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부동산 함정'에 걸린 중국 은행株

입력 2019-03-04 18:14
마이크 버드 <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 >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의 주요 은행주가 부양책에 편승해 상승 랠리를 타고 있다. CSI300(상하이와 선전증시의 우량주 300종목으로 금융주가 40%를 차지한다) 금융주는 지난해 최악의 폭락을 경험했지만 올해 들어 16.6% 상승하고 있다.

베이징의 정책 당국자들이 경기 침체를 막으려고 각종 대책을 내놓으면서 민간부문 상업대출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 규제당국은 올해 은행들에 소기업 대출을 30%까지 늘리도록 요청했다.

하지만 중국 주요 은행의 재무건전성은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 동향에 좌우되는 측면이 강하다. 중국 은행 주식을 사려고 계획하는 투자자는 중국 경제에서 가장 위협적인 문제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은행인 중국은행(BOC)과 중국농업은행(ABC), 중국공상은행(ICBC)은 지난 10년간 전체 대출에서 상업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10%포인트씩 늘렸다. 부동산 거래를 위한 대출은 은행 자산 성장에 가장 큰 부분을 책임졌다. 그 결과 주택 시장의 변동성이 곧바로 은행주의 변동 요인이 돼버렸다.

부동산이 금융주 상승 요인

두 명의 미국 중앙은행(Fed) 이코노미스트(애닐 K 제인과 새뮤얼 매키)가 조사해 지난해 5월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8년간에 걸쳐 중국 은행들이 특별히 대출을 많이 했던 도시(지점 전체에 대한 도시 각 지점의 비율로 측정)를 기준으로 주택 가격이 1% 상승하면 그 은행 주가는 평균 1.64% 상승했다고 한다. 주택 가격보다 은행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것이다.

단기적으로 중국의 주택 가격이 최근 경기 부양책이 시행되기 이전에 이미 상승하고 있었던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2개월 동안 중국 각 도시의 주택 가격 상승세는 2017년대 중반 이후 가장 빠른 수준이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부동산 시장을 낙관할 만한 재료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물론 중국 정부는 부동산 가격 하락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토지 거래 과정에서 상당한 세수가 발생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평범한 시민들이 대부분 저축한 자금을 부동산 형태로 보유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정책 당국자들은 동시에 주택 가격의 대폭 상승도 막고 싶어한다. 왜냐하면 지금 중국의 주택 가격은 수백만 명에 이르는 젊은 근로자로서는 접근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장기적 시장 낙관 재료 부재

대출 대상을 거대한 국유기업이 아니라 민간기업가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인 중국 경제에서 상업은행 대출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가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지금 중국 대형 은행들이 풀어야 할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다. 긴박하고 중요한 다른 요인이 곳곳에 널려 있다.

중국 은행 주식은 정치, 금융, 부동산의 ‘유독성(toxic)’ 삼각관계에 빠져 있다. 중국에 투자하려는 이들은 이 삼각관계의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니 투자하기 전 정말로 중국 은행주를 보유하고 싶은 건지 자문해야 할 것이다.

정리=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이 글은 마이크 버드(Mike Bird)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가 기고한 칼럼 ‘Chinese Banks will Rise or Fall With the Property Market’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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