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스크 EU 정상회의 의장 막말
재협상 나선 메이 입장 더 난처
[ 이현일 기자 ]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사진)이 “계획의 밑그림조차 없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밀어붙인 자들을 위해 지옥에 특별한 자리가 마련돼 있을 것”이라며 영국 강경파 정치인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투스크 의장은 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된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기자회견 후에는 같은 내용을 트위터에도 게재했다.
투스크 의장의 발언 후 기 베르호프스타트 EU 브렉시트 협상대표는 한술 더 떠 트위터에 “루시퍼(성경 속 사탄)도 그들을 환영할지 의문”이라며 “영국에서 한 짓을 보면 그들은 지옥도 두 파로 갈라 놓을 것”이라고 썼다.
영국 정치권은 거세게 반발했다. 앤드리아 레드섬 하원 원내총무는 “예의가 없다”며 “매우 유감스러우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피터 본 보수당 의원은 “영국 하원의원, 정부 구성원, 그리고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꼬집었다.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국내에서 승인받지 못해 EU에 재협상을 하자고 매달리는 중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입장은 더욱 난처해졌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