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우 기자 ] KT가 SK브로드밴드에 이어 해외망 증설에 나선다.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국내 사용자가 급증한 여파다.
KT는 7일 이달 해외망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망 증설 규모나 일정에 대해선 함구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넷플릭스 화질과 로딩이 떨어진다는 고객 의견이 여러 건 접수됐다”며 “해외 서비스 가운데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넷플릭스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유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 3사 가운데 KT가 해외망 용량이 가장 크지만 넷플릭스 이용자가 빠르게 늘면서 특정 시간대에는 화질과 속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얘기다. KT 관계자는 “이달 대역폭을 증설할 예정이지만 일정은 아직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SK브로드밴드도 같은 이유로 해외망 용량을 50Gbps에서 100Gbps로 두 배 늘렸다.
앱(응용프로그램)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안드로이드용 넷플릭스 앱 이용자는 작년 1월 34만 명에서 12월 127만 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넷플릭스 트래픽이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경우 KT와 SK브로드밴드가 해외망 증설보다 넷플릭스와의 협력을 통해 ‘캐시서버’를 설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제휴를 맺은 LG유플러스에 별도 캐시서버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이나 넷플릭스 같은 해외 기업의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해당 기업의 주요 데이터센터가 있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지로 접속해야 한다. 해외로 직접 연결하려면 네트워크 비용이 많이 들고 속도도 느려진다. 자주 이용하는 데이터를 모아둔 캐시서버를 국내에 설치하면 데이터를 외국에서 불러올 때보다 빠른 속도로 쓸 수 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