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대표이사(사진)가 프리랜서 기자 K씨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손 대표는 “(언론계 후배인 K씨에게) ‘정신 좀 차리라’며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게 전부”라며 “오히려 K씨의 불법적인 취업 청탁을 거절한 뒤 협박당한 게 이번 사안의 본질”이라고 반박했다. 손 대표는 이날 K씨를 검찰에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24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K씨는 지난 10일 오후 11시 50분께 상암동의 한 술집에서 손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사건 다음날 인근 파출소를 방문해 직접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K씨는 손 대표와 술집에서 단 둘이 식사를 하던 중 얼굴을 주먹으로 수 차례 폭행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자 진술만 들은 상태로 정확한 사건 경위 파악을 위해 내사 중”이라며 “K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손 대표에게 경찰 출석을 요구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반면 손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상대방이 주장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손 대표는 “2017년 4월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견인 차량과 가벼운 접촉 사고를 내고 자비로 배상한 적이 있는데, K씨가 지난해 여름 이 사실을 듣고 자신을 찾아 기사화를 빌미로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이날 저녁 8시 자신이 진행하는 JTBC ‘뉴스룸’ 오프닝을 통해 “오늘 저에 대한 기사로 많이 놀라셨을 줄 안다”며 “저로서는 드릴 말씀이 많으나 사실과 주장은 엄연히 다르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또 “사법당국에서 모든 것을 밝혀주리라 믿고 흔들림 없이 뉴스룸을 진행하겠다”며 “시청자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JTBC가 배포한 손 대표의 입장문 전문.
손석희 JTBC 사장 관련 사안에 대해 손 사장의 입장을 밝힙니다.
우선 상대방이 주장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힙니다. K씨가 손 사장에게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손 사장을 협박한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입니다.
K씨는 타 방송사 기자 출신으로 제보가 인연이 돼 약 4년 전부터 알던 사이입니다. 방송사를 그만 둔 K씨는 오랫동안 손석희 사장에게 정규직, 또는 그에 준하는 조건으로 취업하게 해 달라는 청탁을 집요하게 해 왔습니다. 이번 사안 당일에도 같은 요구가 있었고 이를 거절하자 갑자기 화를 내며 지나치게 흥분했습니다. “정신 좀 차려라”고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사안의 전부입니다.
2017년 4월 손석희 사장은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견인차량과 가벼운 접촉 사고를 내고 자비로 배상한 적이 있습니다. 접촉 자체를 모르고 자리를 떠났을 정도로 차에 긁힌 흔적도 없었지만, 자신의 차에 닿았다는 견인차량 운전자의 말을 듣고 쌍방 합의를 한 것입니다. K씨는 지난해 여름 어디선가 이 사실을 듣고 찾아 와 “아무것도 아닌 사고지만 선배님이 관련되면 커진다”며 “기사화 할 수도 있다”고 협박했습니다. K씨는 그 후 직접 찾아오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정규직 특채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손석희 사장은 “정규직이든 계약직이든 특채는 회사 규정에 따라야 한다”고 일관되게 이야기하자 최근에는 거액을 요구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손석희 사장은 K씨를 상대로 공갈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하였습니다. JTBC는 이러한 손 사장의 입장을 존중하며 수사를 통해 진상이 명확하게 규명되기를 기대합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