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S&P 2600에 매도, 2400이면 매수"

입력 2019-01-15 07:04
수정 2019-01-15 07:38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일관되게 ‘베어마켓 진입’을 부르짖어왔습니다. 그리고 연말 그 예상은 맞아들어갔죠.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수석전략가는 지난해 말 주식이 급락했을 때도 "저가매수는 유효하지 않다(BTFD is no longer works)"라고 주장해 유명해졌습니다.

윌슨 전략가는 14일(현지시간) 투자자들에게 메모를 보내 박스권에 갖힌 시장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요약하면 “4분기 어닝 시즌을 지나가면서 시장은 다시 실망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크게 오르기 어렵다. 앞으로 좀 더 오른다면 팔아라. 2600~2650선은 몸을 가볍게해야할 시기다”라는 겁니다.


이날 S&P500 지수는 0.53% 내린 2582.61포인트로 끝났습니다. 즉 조금만 더 오르면 주식을 팔라는 겁니다.

그의 주장의 근거는 ⑴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높고 ⑵기업들의 12개월 수익 하락은 주가에 이미 반영된 것보다 더 클 것이란 겁니다.

윌슨은 우선 현재 시장을 어닝과 경기에 대한 부정적 뉴스가 계속될 시기로 규정했습니다.
그는 과거 여러 차례 경험했던 것처럼 S&P 500 기업들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이 앞서 움직였던 S&P 500 지수 하락율을 쫓아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기술적으로도 2600선에서는 강력한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올해 S&P500 지수 목표치를 여전히 2750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윌슨 전략가는 “S&P500 지수가 다시 2400선에 달하면 주식을 무조건 매수하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시장은 충분히 하락했다는 겁니다.

윌슨은 “원래 S&P500 지수가 작년 말이 아닌 올해 1분기에 2400까지 떨어질 것으로 생각했다. 시장이 실망스런 기업 실적과 경제 지표를 확인한 뒤 하락할 줄 알았다. 하지만 작년말 미 중앙은행(Fed)의 잘못된 의사 소통, 연방정부 셧다운, 연말 유동성 부족, 헤지펀드의 대규모 매도 등 외생 변수들이 겹치면서 시장은 우리 예상보다 훨씬 빨리 떨어졌었다”고 밝혔습니다.

뉴욕 증시는 며칠째 박스권에 갖힌 모습입니다. 마치 ‘폭풍전 고요’ 같다고나 할까요.
작년 말 시장을 괴롭혔던 미중 무역전쟁과 Fed의 금리 인상 위험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애플과 메이시스, 아메리칸에어라인 등이 줄줄이 실적 가이던스를 낮추면서 투자자들은 4분기 어닝시즌을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날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실적을 발표한 씨티그룹은 4분기 매출이 171억달러로 예상(176억달러)에 못미쳤지만 EPS는 주당 1.61달러로 예상치 1.55달러를 넘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예상이 올해도 맞을까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