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대금 못 받은 기업에 최대 80% 손실금 지원
5년간 실적 50% 늘어
[ 강경민 기자 ]
대전 동구에 있는 전동기 제조업체 A사는 최근 전기 케이블을 생산하는 거래기업인 B사의 예상치 못한 부도로 10억원가량의 납품대금을 날릴 뻔했다. B사에 대한 납품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A기업 역시 부도에 내몰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A사는 신용보증기금의 매출채권보험을 통해 8억원가량의 보험금을 받으면서 자금난 없이 부도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최근 장기화하는 경기침체에 따라 신보가 운영하는 매출채권보험을 통해 경영 안정성을 높이는 중소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신보의 매출채권보험 인수 규모(보험계약자와 거래처 간 거래금액)는 2013년 13조2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19조7000억원으로 약 50% 늘었다. 올 연말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신보는 전망하고 있다.
매출채권보험은 신보가 ‘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2004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의 위탁을 받아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공적보험제도다. 신보는 보험에 가입한 중소기업이 거래처에 외상판매한 뒤 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때 떠안게 되는 손실금에 대해 최대 80%까지 보험금을 지급한다. 중기부가 신보의 매출채권보험 계정에 출연한 예산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말 기준 예산 규모는 4943억원이다.
보험가입 대상은 사치, 향락성 일부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이 해당된다. 보험한도는 50억원이며, 보험료는 거래처의 신용도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신보는 연내 인터넷으로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매출채권보험도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가입률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보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매출채권보험에 가입한 중소기업은 전체 360만 곳 중 1%에 미치지 못하는 1만3958곳에 불과하다.
윤대희 신보 이사장(사진)은 “매출채권보험은 중소기업의 외상거래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제거해 연쇄도산을 방지할 수 있으며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제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최적의 상품”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