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우대기준 연매출 5억→30억 확대…"편의점업계 부담 459억 경감"

입력 2018-11-26 11:00
수정 2018-11-29 15:37
우대수수료율 적용구간, 연매출 5억→30억 확대
우대가맹점, 전체 가맹점의 93%로 늘어나
500억 이하 일반가맹점, 평균 수수료율 1.95%로 인하
카드사, 고비용 마케팅 관행 개선…내년 상반기 TF 가동
경영부담 경감…일자리 확대·소득증가 유도



금융당국이 내년 1월 말부터 우대수수료율을 적용 받는 카드 가맹점의 범위를 연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까지 확대한다. 연매출 500억원 이하 일반가맹점 평균 수수료율은 2% 이내로 인하한다.

수수료 우대구간을 늘려 소상공인을 부담을 경감하고, 카드사의 고비용 마케팅 구조를 개선해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카드수수료 개편방안 당정협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3년 주기로 카드수수료를 재산정하는데 올해는 카드수수료 적격비용을 산정하는 해다. 이를 위해 당국은 최근 3년간 카드사의 적격비용을 재산정해 카드수수료 인하여력 총 1조4000억원 중 지난해 이후 발표·시행한 정책효과를 제외한 8000억원 이내에서 카드수수료율 인하하기로 했다.

개편안의 주요 내용은 대형가맹점과 일반가맹점간 불합리한 수수료율 격차를 개선해 차상위 자영업·소상공인의 비용부담을 경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수료 우대구간을 기존 5억원에서 30억원까지 확대한다. 우대가맹점(30억원 이하)이 전체 가맹점(269만개 기준)의 93%로 늘어나는 것이다.

신용카드의 경우 연매출 5억~10억원 구간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을 2.05%에서 1.4%로 약 0.65%포인트 내리고, 10억~30억원 구간은 2.21%에서 1.6%로 약 0.61%포인트 인하한다.

체크카드는 연매출 5억~10억원 구간의 평균 수수료율을 1.56%에서 1.1%로 0.46%포인트 낮추고, 10억~30억원 구간은 1.58%에서 1.3%로 약 0.28%포인트 내린다.

이번 개편으로 연매출액 5억∼10억원인 편의점의 연간 수수료 부담이 약 214만원 경감될 것으로 금융당국은 추산했다. 전체 담배판매 편의점의 약 77%가 연매출액 10억원 이하에 해당된다.

연매출이 10억∼30억원인 4만6000개 가맹점은 연간 505만원가량의 카드수수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가맹점의 신용카드 평균 수수료율도 1%대로 인하한다.

연매출 100억원 이하 가맹점의 신용카드 평균 수수료율을 2.2%에서 1.9%로 약 0.3%포인트 내리도록 유도한다. 연매출 100억~500억원 가맹점 수수료율도 평균 2.17%에서 1.95%로 약 0.22%포인트 인하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그간 포인트, 할인 등 카드상품 부가서비스가 주로 대형가맹점에서 이용됨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은 마케팅비용을 혜택과 무관하게 전 가맹점에 공동으로 배분했다.

그 결과 연매출 30억~500억원 구간 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 약 2.18%, 500억원 초과 가맹점들은 약 1.94%의 수수료를 냈다. 이같이 일반가맹점간 수수료율 역진현상이 나타나면서 부당한 수수료율 차별이라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것.

이에 금융당국이 초대형가맹점과 일반가맹점간 부당한 수수료율 격차를 시정하고 나선 것이다.

금융당국은 "500억원 이하 구간에 대해서는 마케팅비용률 상한을 상대적으로 낮게 적용해 수수료율 인하를 유도, 일반가맹점간 수수료율 불공정 문제를 시정했다"며 "결과적으로 30억~500억원 구간에 대한 수수료 인하 유도는 대형가맹점과의 수수료율 차별을 시정하는 차원이며, 우대수수료를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카드산업의 건전화를 위해 내년 상반기 고비용 마케팅 관행을 손질한다.

금융당국은 카드사가 대형가맹점에 과도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것을 제한하고, 수익 다변화와 비용절감을 유도한다. 내년 상반기 중 금융당국-업계간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고비용 마케팅 관행 개선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수수료 개편안의 업종별 기대 효과를 살펴보면 편의점 업종은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지 못했던 매출액 5억∼10억원의 편의점 1만5000개가 연간 322억원(가맹점당 약 214만원)의 수수료 부담을 경감한다.

연매출 10억~30억원 구간의 편의점은 연간 137억원(가맹점당 약 156만원)의 수수료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금융당국은 추정했다.

음식점은 매출액 5억∼10억원대의 일반음식점 약 3만7000개가 연간 1064억원(가맹점당 약 288만원)의 수수료를, 연매출 10억~30억원 구간 가맹점은 연간 576억원(가맹점당 약 343만원)의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골목상권은 연매출 5억∼10억원인 슈퍼마켓, 제과점 등 소상공인이 연간 84억∼129억원(가맹점당 약 279만∼322만원)의 수수료 부담을, 연매출 10억~30억원 구간은 연간 25억~262억원(가맹점당 약 312만∼410만원)의 수수료 부담 경감을 예상했다.

금융당국은 카드수수료 인하 혜택이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귀속되도록 해 경영부담을 경감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 및 소득 증가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신용카드가 민간 소비지출의 70%를 차지하는 지배적인 결제수단으로 정착한 만큼, 카드업계의 국민경제 차원의 사회적 책임, 가맹점·소비자와 상생을 통한 발전이 중요하다"며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금융당국-업계간 공동 TF를 구성해 카드업계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찾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