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빅히트는 18일 사내 구성원들과 주주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방탄소년단과의 깊은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7년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지했다.
방탄소년단은 2013년 6월 데뷔해 활동 6년차만에 세계적인 톱가수 반열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이 역대급 몸값을 자랑하게 된 상황에서 아직 1년 이상의 계약기간을 남겨두고 빅히트와 재계약을 결정한 것은 방시혁 대표에 대한 무한신뢰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재계약이 계약종료 시점을 바로 앞두고 서로의 이익을 저울질하다 이루어지는 반면, 조기 재계약은 프로스포츠 등 일부 최고의 스타들에게 적용되는 선진적인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러브콜을 해오는 수많은 소속사들의 접근을 사전에 차단하고 음악과 공연등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빅히트는 데뷔 때부터 방시혁 대표를 필두로 한 빅히트 사단을 통해 강력한 콘텐츠 제작 능력으로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지원해 왔다. 앨범 프로듀싱은 물론, 뮤직비디오, 퍼포먼스, 무대 연출 등 음악과 관련된 모든 부문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며 방탄소년단을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 반열에 올렸다. 또, 소셜미디어에서 자체 콘텐츠를 꾸준히 개발해 선보이는 등 빅히트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줬다.
한국가수 최초 UN총회 연설을 할 정도로 글로벌 아이돌로 자리잡은 방탄소년단은 데뷔부터 다른 아이돌과는 행보가 달랐다.
대부분의 대형기획사 아이돌이 데뷔와 더불어 국내 음악방송에 출연하기 위해 기를 쓰고 국내에서 어느 정도 인기가 쌓이면 그를 바탕으로 외국 진출을 모색한다.
하지만 신인 아이돌이 국내방송사 등에 CD를 돌리고 있을때 방탄소년단은 일찌감치 글로벌 방송사 아리랑TV에 수차례 출연하며 해외로 눈을 돌렸다.
대형 기획사 출신이 아닌 BTS가 세계적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성공비결은 음악적 요소뿐만 아니라 SNS를 통한 글로벌 K-Pop팬들과의 꾸준한 소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탄소년단의 인지도가 없던 시절 그들은 2012년 K-Pop 그룹들의 해외진출에 기여하기 위해 새롭게 론칭한 프로그램 Simply K-Pop과 After School Club에 출연해 영어로 글로벌 시청자들과 일찍부터 소통에 힘썼다.
다행히 방탄소년단에는 원어민 수준의 유창한 영어로 젊은 세대를 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RM이 있었다.
RM은 전세계 동시 생방송으로 해외팬들과 실시간 소통하며 진행되는 아리랑TV ‘After School Club’에서 유창한 영어로 당시 신인이었던 방탄소년단의 초기 해외팬 확보에 큰 역할을 수행했다.
본인을 ‘영어담당’이라 칭하며 앨범 소개는 물론, 음악적 철학까지 유창하게 설명하며 글로벌 팬들에게 BTS의 음악 세계를 전파했다. 또한 RM은 아리랑TV ‘Simply K-Pop’과 ‘After School Club’의 Special MC로 다수 활약하며 해마다 BTS 팬덤을 확장시켰다.
20대 초반의 신인그룹 리더는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가 되어 지난 9월 한국 가수 최초로 UN 연단에 올랐다. RM은 유창한 영어로 약 7분간 개인 경험담을 담아 젊은 세대를 향해 메시지를 던졌고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그룹임을 입증했다.
UN 연설에서 RM은 "방탄소년단은 대형 공연장에서 연설하고 수백만 장의 티켓을 파는 아이돌이지만 저는 여전히 24살의 평범한 청년입니다"라며 "제가 성취한 모든 것들을 BTS 멤버들과 저희의 팬인 아미 여러분들의 사랑 덕"이라고 얘기한다.
빅히트는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아티스트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것이 빅히트의 철학이다.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활동을 위해 재계약을 체결했다"며 "현재 백여명 규모인 방탄소년단 전담팀을 더욱 강화하여 체계적이고 전폭적인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이전부터 지금까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음악은 물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일깨워 준 방시혁 멘토를 존경한다"며 무한 지지를 표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