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학자들 "관세는 잘못된 해법… 美 리더십만 약화시킬 것"

입력 2018-09-18 17:13
격화되는 美·中 무역전쟁

中 학자 "美의 통상전쟁은 中 발전 저해하려는 음모"


[ 김현석/유승호 기자 ] 미국 경제학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등 무역정책을 성토했다. 중국을 변화시키는 효과도 작고, 미국의 세계 리더십만 약화시킬 것이란 지적이다. 중국 학자들은 “미국의 대중 통상전쟁은 중국의 발전을 저해하려는 음모”라고 비판했다.

배리 아이켄그린 미국 UC버클리 교수는 17일(현지시간)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열린 ‘트럼프 시대의 경제적 결과’를 주제로 한 콘퍼런스에서 “관세는 장기적으로 미국의 제조업을 보호해 경쟁력을 오히려 약화시키고 미국의 성장도 악화시킬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고용구조가 기술 변화 등에 따라 변화해 왔다는 사실을 잘 몰라서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이 현지 진출 기업들에 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등 파괴적 정책을 쓰고 있지만 이를 관세로 대응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며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자협정을 통해 개방 수위를 높이고,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개정해 불공정 무역행위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 동맹국 규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부과 등 무역정책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런 정책은 미국을 점점 더 고립시키고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할 감소, 달러 결제 시스템의 약화,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에서의 미국 비중 약화, 미국 중심의 동맹 구조 약화 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오진핑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연구위원은 18일 주한 중국대사관이 서울 힐튼호텔에서 연 ‘신시대에 들어선 중국’ 간담회에서 “미국은 중국의 장기적인 발전을 억누르기 위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의 발전 전략에 대해 대단히 우려하고 있고 무역전쟁을 통해 중국의 첨단기술을 억제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런 미국의 도발이 중국 경제를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김현석 특파원/유승호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