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호텔신라, 김포공항 면세점 연다

입력 2018-08-29 17:35
사업권 확보…10월 개장
인천·제주 이어 국내공항 확장
해외공항 3곳 면세점도 순항


[ 안재광 기자 ]
호텔신라가 김포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확보했다. 인천과 제주에 이은 국내 세 번째 공항 면세점이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해외 공항 세 곳에도 면세점을 운영 중인 호텔신라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달성, 국내 면세점 중 가장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평가다.

29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오는 10월 김포공항에 ‘신라면세점’을 새로 연다. 전날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가 호텔신라를 김포공항 내 주류·담배 판매 구역(733.4㎡) 신규 사업자로 선정한 데 따른 것이다. 추정 매출은 연간 600억~700억원 규모다. 계약기간은 5년이다.

신라면세점이 들어설 자리는 당초 시티플러스 면세점이 있던 곳이다. 시티플러스가 지난 4월 임차료 체납으로 계약을 해지하자 공항공사는 최근 새 사업자 선정 절차를 진행했다. 입찰에선 호텔신라와 롯데면세점이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다. 두 사업자 간 점수 차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호텔신라는 국내 면세점 중 공항에 가장 많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선 인천공항 1·2터미널에 면세점을 두고 있다. 작년 말에는 한화갤러리아로부터 사업권을 넘겨받아 제주공항 면세점도 열었다. 해외에선 2014년 10월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 마카오공항, 작년 12월 홍콩 첵랍콕공항 등에서 잇달아 매장을 냈다. 이번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에서도 이 같은 해외 공항 면세점 운영 경험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공항 면세점 확장에는 호텔신라의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호텔신라는 올해 해외 공항 면세점에서만 매출 1조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해외 공항 면세점들이 자리를 잡아 가고 있어서다. 신라면세점에 대한 아시아, 특히 중국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김포공항 면세점을 추가하면서 앞으로 다른 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시 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여지도 생겼다. 공항 면세점 입찰에선 가격보다 더 중요한 게 안정적 운영 경험이다. 안정적인 공항 면세점 운영과 이를 통한 신규 공항 면세점 확보란 ‘선순환’이 가능해진 것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해외 공항 입찰에서 사업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운영 효율도 개선되고 있다. 매출이 늘고 매장 수가 증가하면 면세점 입점 브랜드와 협상할 때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납품 가격을 낮추고, 인기 품목에 대한 재고를 추가로 확보하는 게 가능하다. 호텔신라는 지난 2분기 업계 최고 수준인 6.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매출 1조1431억원, 영업이익 695억원을 거뒀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임차료 등으로 수익성 변동이 큰 면세점업계에서 호텔신라는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며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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