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836개社 신청
불황 '직격탄'…9.1% ↑
[ 황정환 기자 ] ▶마켓인사이트 7월23일 오후 3시11분
경기 침체 한파가 산업 현장을 덮치면서 올 상반기 기업 도산이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경기 하강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금리 인상까지 예고돼 저금리로 버텨온 한계기업의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3일 대법원에 따르면 올 들어 6월 말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기업 도산 신청은 836건(법정관리 443건, 법인파산 393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66건) 대비 9.1% 늘어난 수치다. 한진해운 파산 등의 여파로 연간 도산 신청이 역대 최다(1674건)를 기록한 2016년의 반기 수치(809건)에 비해서도 많다.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으로 하루평균 6.9개 기업이 자금난으로 쓰러진 셈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기업 도산 수치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울 전망이다. 도산은 법정관리와 파산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최근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낮춘 데 이어 내년 전망치를 2.8%로 제시하며 하락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중소기업은 전체의 44.1%였다. 10개 중소기업 중 4개 이상이 영업이익으로는 이자비용도 감당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한국은행이 하반기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인상할 경우 도산 행렬이 본격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시중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한계기업의 부실 위험이 현실화하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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