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혁신적 기업 100대 순위에 네이버, 셀트리온,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한국 기업 네 곳이 이름을 올린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포브스 혁신기업 순위에 지각변동을 가져온 클라우드 컴퓨팅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른바 ‘혁신 프리미엄’을 기준으로 순위를 발표하는 포브스는 “올해 혁신기업 순위에선 ‘디지털 전환’이 대세가 됐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클라우드’를 떼놓고는 더 이상 혁신을 말하기 어렵게 됐다”는 말로 들린다. 이런 해석이 나오는 이유는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서비스나우가 100위권에 처음 진입하면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클라우드 솔루션 업체인 워크데이 역시 올해 처음 이름을 내밀면서 2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1위였다가 3위로 밀려난 세일스포스 또한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다.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클라우드가 산업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는 것은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무서운 성장세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마이크로소프트(MS)를 화려하게 부활시킨 것도 클라우드다. 이에 비하면 국내 기업은 악전고투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클라우드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음에도 규제환경이 그대로인 탓이다. 정부가 ‘클라우드컴퓨팅법’을 제정하면서 “공공부문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클라우드 기업은 “여전히 진입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선진국이 경쟁적으로 ‘클라우드 퍼스트’를 외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데이터 고속도로’로 불리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활성화 없이는 4차 산업혁명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력 양성, 기술 개발, 시장 창출 등 클라우드 혁신생태계 전반의 변화와 개혁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