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21세기에 가장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나라는 어디일까? 이 질문을 들으면 누구나 ‘미국’이 떠오를 것이다. 메이플라워호가 닻을 올린 이래로 다양한 인종이 미국에 이민을 갔다. 이런 ‘인종의 용광로’ 미국에서도 인종차별 문제가 처음에는 심했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으로 차별이 차츰 수그러들었다. 그런데 아시아계가 미국 대학 입학에서 인종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ffirmative Action’이라는 제도가 아시아계 학생들의 대학 입학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Affirmative Action, ‘소수집단 우대 정책’은 말 그대로 소수집단을 우대하는 정책이다. 이 정책은 미국에서 사회적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데, 보통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온 흑인 집단이나 히스패닉 집단을 다양한 곳에서 우대해 준다. 이 다양한 곳에는 대학도 포함된다. 문제는 이 소수집단 우대 정책으로 인해 훌륭한 아시아인 지원자가 지원 대학에서 떨어지는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아시아계는 미국 전체 인구수로 보자면 6% 정도밖에 안 되지만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명문 사학에서는 20% 정도를 점유하고 있어 소수자가 아닌 우세 집단으로 분류된다. 이로 인해 월등한 점수를 받고도 대입에 실패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듀크대에 재학 중인 오스틴 지아는 거의 완벽한 SAT(수능) 점수와 GPA(내신) 그리고 토론팀, 테니스팀 주장, 주 오케스트라 활동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한 여러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탈락했다. 이런 개별적인 사례들 외에도, 아시아계가 대학 입학에서 차별당하고 있다는 것은 데이터로도 뒷받침된다. 프린스턴대 연구에 따르면 아시아계 학생은 백인 학생보다 SAT를 140점 더 맞아야 대학에서 같은 입학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관점의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하버드대에 재학 중인 아시아계 학생 에밀리 최에 따르면 소수집단 우대 정책이 다양한 교육적인 경험을 더욱 높여준다고 한다. 대학에서 이 같은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교육을 다양한 계층에 제공하는 사회적 역할을 함과 동시에, 학생들에게도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집단에 속하게 함으로써 여러 시각을 기르는 힘을 기르게 해준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 정책은 옳은 정책일까 아니면 그른 정책일까? 이 정책은 의견이 나뉠 수밖에 없다.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열약한 계층에게 보상을 주는 것은 당연하고, 또한 학생을 뽑는 것은 대학의 자유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기회의 평등이 침해받는다고 얘기할 것이다.
김기현 생글기자(홈스쿨) kimkihyunof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