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게임] 유튜브 조회수도, 페북 팔로어도… '조작' 판치는 온라인 세상

입력 2018-05-07 15:55
수정 2018-05-10 16:06
영상 조회수 1000회 1만원
'좋아요' 150개에 5000원 …
검색하면 SNS 조작상품 넘쳐

유튜브·페북 등 영향력 커지며
네이버보다 여론조작 더 심각
"국내포털 규제만으론 한계" 지적


[ 김주완 기자 ] 일명 ‘드루킹 사태’로 불리는 댓글 조작 사건의 파장이 커지면서 국내 포털업체들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해외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각종 조작 문제도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업계에선 이들 IT업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내 인터넷 서비스만 개선해서는 온라인 여론 조작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조작 전문업체 성업

지난 7일 구글에서 ‘유튜브 조회수 조작’이라고 입력하자 검색 결과 최상단에 ‘유튜브 조회수 올리기, **에서’라는 업체 소개가 나왔다. 검색 결과 노출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구글에 광고료를 낸 회사다. 해당 사이트는 각종 SNS를 조작해주는 상품을 온라인에서 팔고 있었다. 유튜브 영상 조회 수 1000회를 올리는 데는 1만원, ‘좋아요’를 150개 늘리는 데 5000원, 동영상 코멘트 25개에 3만3000원 등의 식이었다. 페이스북의 경우 ‘게시물 좋아요’는 건당 5원, 개인 계정 팔로어는 250명에 1만원 등의 돈을 받는다.


인스타그램 관련 각종 조작 상품도 있었다. 개인 계정 팔로어를 1000명 늘리는 데 1만1000원, ‘게시물 좋아요’ 3000개를 올리는 데 5000원이면 가능했다. 업계 관계자는 “게시물이나 동영상 조회수가 높을수록 사람들에게 노출이 잘 되기 때문에 이런 조작 상품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며 “팔로어 수가 많을수록 영향력이 크다”고 말했다. 유튜브의 댓글도 포털업체 뉴스 댓글처럼 ‘좋아요’가 많을수록 상단으로 올라간다. 뉴스 동영상에 특정 단체가 동원된다면 댓글을 통한 여론 조작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이 업체들이 손을 놓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내 러시아가 운영하는 가짜 계정 270여 개를 폐쇄 및 삭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던 러시아 인터넷리서치에이전시(IRA)의 여론 조작 시도가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IRA는 여론 조작 전문 조직으로 러시아 정보기관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저커버그는 “IRA는 미국과 유럽에서 여론 조작을 시도해왔다. 이들은 미국 대선 개입을 위해 수백 개의 계정을 개설하기도 했다”며 “최근에도 여론 조작을 시도했다는 증거를 추가로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9월에도 “러시아가 미국 대선 기간에 개설한 가짜 계정 470여 개를 발견했다”며 “이들 계정을 통해 10만달러어치, 3000여 개의 광고가 게재됐다”며 해당 계정을 모두 삭제했다. 유튜브도 2013년 일본 소니뮤직과 유니버설뮤직 등의 동영상 조회수 조작을 적발하고 조회수를 낮추기도 했다.

◆국내 포털만 개선하면 될까

문제는 이런 업체들의 노력에도 모든 조작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정부는 외국 IT업체에 서비스 개선을 법적으로 강제할 수도 없다. 국내 업체만 규제해서는 온라인 여론 조작을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의 국내 이용자 수가 증가하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앱(응용프로그램)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으로 한국인이 유튜브를 사용한 시간(한 달 기준)은 257억 분에 달했다. 이어 카카오톡(179억 분), 네이버(126억 분), 페이스북(42억 분) 등의 순이었다. 2016년 3월에는 유튜브 사용시간이 79억 분으로 3위였다. 2년 사이에 세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유튜브 이용 시간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더 많다.

와이즈앱의 지난해 11월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 달 동안 조사 대상 20대는 유튜브에 8000만 시간, 10대는 1억2900만 시간을 썼다. 카카오톡은 각각 7600만 시간, 4300만 시간이었다. 국내 포털업계 관계자는 “유튜브와 페이스북의 조작을 방치해서는 온라인 여론 조작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가짜뉴스’ 유통도 문제다. 대부분 SNS나 인터넷을 통해 퍼지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내놓은 ‘가짜뉴스 현황과 문제점 보고서’를 보면 전국 20~50대 성인 남녀 1084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9.7%가 카카오톡,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로 가짜 뉴스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 플랫폼(27.7%), 인터넷 카페·블로그(24.3%), 유튜브와 아프리카 등 동영상 플랫폼(4.6%) 등의 순이었다. 설문 대상자 대부분이 가짜뉴스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법적 규제에 찬성하는 응답자가 90.7%에 달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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