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고성장(전분기비 1.5%)에도 불구하고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심리가 번지고 있다. 전방위로 파장을 미치는 거시경제 변수부터 흔들린다. 유가 불안, 금리 상승, 원화 강세 등 ‘3고(高)’가 현실이 돼간다. 가계부채, 통상마찰 등을 고려하면 손쓸 여지도 거의 없다. 수출만 호조일 뿐, 내수와 투자가 본격 회복 궤도인지도 의문이다. 기업들은 내년 경영계획이 다 헝클어졌다는 하소연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 경기상승 국면이 오래가기 어렵다”는 현대경제연구원의 진단은 기업들의 ‘합리적 의심’을 대변한다. 금리인상에 따른 소비위축, ‘3고’의 경제성장 제약, 건설투자 절벽 등이 리스크 요인이다. ‘지나간 성적표’보다 4분기 경기선행지수의 하락 반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다 친(親)노동 정책이 몰고올 인건비 후폭풍도 기업들에는 크나큰 걱정이다. 16.4% 뛴 최저임금이 내달 시행되고, 근로시간 단축은 국회 통과가 임박했다. 통상임금 범위만 넓히고, 최저임금 산정기준은 그대로다. 임금이 뛰면 생산성 향상이나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야 할 텐데, 되레 ‘쇠사슬 파업’, 도로 점거 등 노조의 구태는 변함없다. 혁신성장을 외치지만 규제혁파는 여전히 말뿐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기업환경의 변화 속도가 빨라, 지금 잘나가는 한국 기업도 1~2년 내 위기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 호황 예상도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 한 장에 흔들릴 정도다. 모처럼 살린 경기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경제 전반을 돌아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