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도 500억대 가입…주목받는 '임원보험'

입력 2017-10-24 19:44
임원 결정에 따른 소송대비
2015년 391건→작년 450건
기업성보험 블루오션 떠올라
알리안츠 자회사도 국내 진출


[ 박신영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이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과 관련해 500억원 규모의 임원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상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주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데다 문재인 정부 들어 노동조합에 힘이 실리면서 상장사 임원들의 ‘소송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임원배상책임보험이란 임원이 업무를 진행하면서 주주 혹은 제3자에게 경제적 손해를 입혔을 때에 대비해 회사가 보험료를 내고 가입하는 상품이다. 임원의 사기, 횡령, 배임 등 범죄행위에 따른 형사 소송비용은 보장하지 않는다. 손해보험사들이 기업성 보험의 하나로 판매 중이다.

보험사들은 이 같은 임원배상책임보험을 포함한 기업성 보험 분야를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다. 손보사의 연간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기업성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0%에 불과해서다. 한국이 제조업·정보기술(IT)업에 강한 만큼 기업성 보험 시장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독일 알리안츠그룹은 올해 기업 및 특수보험 전문회사인 알리안츠글로벌코퍼레이트앤스페셜티(AGCS)를 한국에 설립했다. AGCS 측은 “한국의 임원배상책임보험 등 기업성 보험 분야를 타깃으로 영업할 계획”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보험사로선 보험 가입 건수는 늘지만 보험료 수입은 그만큼 증가하지 않는다는 점은 고민이다. 기업들의 신규 상장이 꾸준히 이뤄지고는 있지만 해당 상장사의 규모가 크지 않아서다. 이에 따라 임원배상책임보험의 계약 건수는 2014년 350건에서 2015년 391건으로 증가했지만 보험료는 같은 기간 159억원 규모에서 144억원가량으로 줄었다. 보험사들은 2016년에는 계약이 450건가량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선 뒤 노조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다 일부 대기업에 대한 주주들의 소송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대규모 보험금이 나갈 수 있는 상황이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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