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플러스]사드 먹구름에 움추렸던 中 소비주…기지개 켤까

입력 2017-10-17 15:11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국면에서 소외받던 여행·화장품·카지노·엔터 등 중국 소비주가 반등에 나섰다. 통화스와프 연장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과 중국 간의 통화스와프 연장은 증시에 긍정적인 소식이라는 점에서는 동의했지만, 사드 보복 조치 중단에 대한 중국 정부 측의 입장이 나오지는 않은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7일 오후 3시 현재 모두투어의 주가는 전날보다 1500원(5.5%) 오른 2만8750원에 거래 중이다. 하나투어의 주가도 1.21% 올랐다.

그간 사드 보복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모두투어와 하나투어의 주가는 지지부진했었다. 하지만 지난 13일 한국과 중국이 통화스와프 연장 계약을 맺으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중 통화스와프 이후 경색됐던 한중 관계가 개선되면서 중국 내에서 한국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조치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 흐름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가 상승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여행주 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화장품 주가도 최근 반등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스와프 연장으로 주가가 올랐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번 결정으로 파생되는 긍정적 효과로 중국 소비주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외국인 카지노 업체 파라다이스 주가도 강한 회복세를 보였다. 오후들어 감소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이날 오전 장중에는 1만79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GKL도 이날 최고가를 새로썼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 등 엔터주도 1~3% 대 상승세를 보였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사드 보복조치 완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로 해당 업종들의 저가 매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증시 일각에서는 사드 보복 조치와 관련해 중국 정부의 실질적인 입장 표명이 나오지 않은 만큼 중국 소비주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나온다. 투자 심리가 회복된다고 해도 실적이 부진하면 주가 반등이 단기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있다.

김영옥 연구원도 "최근 2거래일 주가 상승은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에 불과하다"며 "중국인 입국자수가 늘어 소비 탄력이 붙어야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도 "지난 4월에도 대선을 앞두고 신정부 출범후 중국과의 관계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며 한 달간(4월12~5월11일)화장품 지수가 29% 올랐다"며 "그 뒤 보복이 지속하면서 4개월간(5월11~9월25일) 26%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통화 스와프가 사드 보복 해소의 시그널이 될지 확산하기에는 지표로 확인된 게 없다"고 강조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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