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 안상미 기자 ]
국내 은행들은 올 상반기 최대 실적을 올렸다. 과거 기업대출 분야에서 발생한 막대한 부실을 떨궈낸 덕분이다.
하지만 은행업계 영업 환경은 그리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로 은행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은행들도 수익성 악화에 대비,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여름부터 경영전략을 손질했다. 글로벌 리딩뱅크 도약과 급변하는 디지털 금융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실적 순항 얼마나 지속될까
지난 상반기 시중은행들은 최대 실적을 올렸다. 과거에 비해 대손충당금이 줄어들면서 건전성이 개선된 게 실적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4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2011년 이후 사상 최대치다. 작년 상반기(3조2400억원)와 비교하면 30% 이상 늘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상반기 1조209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62.7%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순이익(1조1043억원)도 전년 동기와 비교해 7.6% 늘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도 각각 1조321억원, 998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51.6%, 25% 성장했다.
은행들의 순이익 중에서는 무엇보다 이자수익 비중이 높다. 상반기 은행의 이자이익은 18조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조1000억원 늘었고, 비이자이익은 4조5000억원으로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 추이를 보면 개선세가 뚜렷하다.
하지만 은행들의 ‘이자놀이’ 장사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함께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자산 성장에 따른 이익 성장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게다가 포용적 금융, 생산적 금융 등 정부 정책 기조에 호응하면서 서민 취약계층과 혁신, 벤처중소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까지 약속한 상태라 당분간 이자수익을 늘려 실적 성장을 이루기는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시중은행은 예대마진에 의존한 수익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치열해지는 글로벌·디지털 경쟁
시중은행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 부문은 핀테크(금융기술)를 접목한 디지털 금융과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글로벌 시장이다. 두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시중은행마다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를 열고 재정비를 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경쟁환경, 영업방식, 조직역량 등 은행의 모든 것을 새롭게 재정립할 것을 강조하며, ‘초(超)격차 리딩뱅크’로의 도약을 내세웠다. “신한금융의 ‘2020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아시아 리딩뱅크로 도약하려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은행 영역을 넘어서는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는 게 위 행장의 주문이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디지털 시대에 맞춰 조직 개편에 나서고, 외부 전문가도 적극 영입했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가팔라지는 국내 디지털 금융 환경의 변화속도에 시중은행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시장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디지털 인재를 확보하고 유망 핀테크 업체와 손잡으면서 다양한 전략을 짜고 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융합형 신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핀테크를 활용한 혁신적 상품 개발 등으로 디지털 금융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시장에선 디지털 금융 쟁탈전이 치열한 가운데 시중은행들은 미래 먹거리로 글로벌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 중이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돋보이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금융 영토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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