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죽음의 계곡 건너겠다"…비대위장 수용 의사 내비쳐

입력 2017-09-11 07:38
바른정당의 새 리더로 4선의 유승민 의원이 구원 등판에 나설 가능성이 유력하다. 바른정당은 이혜훈 전 대표가 7일 금품수수 의혹으로 사퇴하면서 지도부 공백 상태다.

유 의원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만찬장에서 기자들에게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을) 각오가 되어 있다. 아침에 페이스북에 글을 썼고, 그게 제 생각"이라며 사실상 수락 의사를 밝혔다.

앞서 유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지들과 함께 '죽음의 계곡'을 건너겠다"고 남겼다.

또 글에서 유 의원은 "허허벌판에 나와서 지도에도 없는 길을 개척해 보자고 했던 우리가 편하게 죽는 길로 돌아갈 수는 없다. 사즉생! 바른정당이 최대의 위기에 처한 지금 죽기를 각오한다면 못 할 일이 없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 마음이 움직여줄 때까지 몇 년이고 일관성 있는 노력을 끈질기게 해야 한다"고도 했다.

당 안팎에서 자유한국당 및 국민의당과의 합당론이 나오는 가운데 유 의원은 다시 한 번 자강론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만찬에는 이 전 대표와 정병국 의원을 제외한 소속 의원 20명 중 18명이 참석했다. 당내 최대 주주로 자강론단 보수 통합에 뜻을 밝혀온 김무성 의원은 유 의원과 나란히 앉아 술잔을 기울였고, 건배 후 입을 맞추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김 의원이 술을 마신 것은 105일 만이다.

'자강론자'인 유 의원이 전면에 나서면서 일부 통합파 의원이 반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바른정당은 11일 최고위원회의, 13일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 등을 거쳐 비대위 체제 가동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이로써 대선 3개월여 만에 당시 경쟁자였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 이어 유승민 의원까지 2∼4위 주자가 전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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