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펀드에 꽂힌 운용사들…해외 부동산 투자 '잰걸음'

입력 2017-09-06 18:09
수정 2017-09-07 07:12
KTB, 1200억 규모 상품 선봬
미국 17개 도시 빌딩에 투자
삼성·미래에셋 등은 이미 조성


[ 김태호/김대훈 기자 ] 국내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정해놓지 않은 펀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존 프로젝트펀드(투자 대상이 정해진 펀드)보다 자금모집 절차 등이 간편해 투자의사 결정에 속도를 낼 수 있어서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TB자산운용은 뉴욕 시카고 등 미국 주요도시 17곳의 핵심상업지구 오피스 담보대출(선순위)에 투자하는 사모부동산투자신탁펀드(KTB글로벌CREDebt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3호)를 조성했다. 펀드 규모는 1200억원으로 국내 보험사 등 금융회사 세 곳이 출자자(LP)로 참여했다. 투자 기간은 12년5개월, 평균 배당수익률은 연 4% 후반대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부동산 선순위 대출용 블라인드펀드를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펀드는 미국 내 부동산대출 사업 기준 5위인 상업은행 키뱅크가 주선하는 오피스 담보대출에 투자한다. 키뱅크가 미국 동서부 27개 핵심도시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 추구가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KTB자산운용은 미국 부동산의 중순위 대출 등에 투자하는 블라인드펀드 등으로 상품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피델리티자산운용 출신인 김태우 대표와 삼성생명을 거친 부동산 투자 전문가 이학구 부사장을 영입한 뒤 해외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김 대표와 이 부사장 영입 이후 최근까지 뉴욕 보스턴 등을 중심으로 7건, 총 5886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블라인드펀드 조성은 자산운용업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2015년과 2016년 잇따라 해외 부동산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했다. 올해 6월에도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들과 함께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주요 도시 빌딩을 매입하는 500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를 만들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2015년 4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주요 출자자로 미래에셋대우와 국내 연기금, 보험사들이 참여했다. 독일 쾰른시 청사빌딩, 미국 페덱스 물류창고 등에 투자해 임대료 수익으로만 연 9%대 배당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투자 대상이 정해지면 출자자들이 돈을 대는 프로젝트펀드는 조성에 불확실성이 있다”며 “이에 따라 협상력이 떨어지고 매각 측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블라인드펀드로 투자하면 이런 부분들이 해소돼 자금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태호/김대훈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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