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북강경론 확산…펜스 부통령 "북한과 직접 협상 없다"

입력 2017-08-03 17:39
틸러슨 '대화 발언' 전면 부인
맥매스터 안보보좌관 "김정은 편하게 잠자선 안될 것"

북한 "핵무력 맛 보게 될 것" 위협


[ 워싱턴=박수진/정인설 기자 ] 북핵 해법을 둘러싸고 미국 내 강경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북한의 2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시험 뒤 대화·협상론이 급속히 위축되고, 선제공격 정권교체 등 강경 대응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내 이 같은 기류 변화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일 강력 반발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2일(현지시간) 미국이 북한과 직접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브리핑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전제로 “어느 시점에 북한이 추구하는 안보와 경제적 번영의 미래에 대해 대화하고 싶다”고 북·미 직접 협상론을 제기한 것을 정면 부인한 것이다. 이날 동유럽 순방을 마치고 워싱턴DC로 돌아오는 기내에서 펜스 부통령은 “미국은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경제적·외교적 압력을 가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을 배제하지 않으며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MSNBC에 출연해 “김정은은 고립돼 있고, 이 문제(북핵 프로그램)에서도 고립돼 있다”며 “그는 밤에 편하게 잠자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정권교체론’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코리 가드너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은 이날 CNN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한반도 정세가 핵전쟁으로 이어지기 전에 단호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북한 교역국들이 북한과의 금융·무역 관계를 즉각 중단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을 맹비난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은 우리의 성공적인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운운하며 첨단전략 자산들을 조선반도에 대대적으로 들이밀면서 군사적 모험에 매여달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 구린내 나는 상통을 들이밀고 핵방망이를 계속 휘두르며 얼빠진 장난질을 해댄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보여준 핵전략 무력의 맛을 톡톡히 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정인설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