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취임사 '반기업'이 빠진 이유는

입력 2017-06-28 17:48
"기업들 다독일 필요있다"
실무진 초안에 들어있던 불공정 지적 문구 등 삭제


[ 임도원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의 취임사가 뒤늦게 화제다. 당초 초안에는 반(反)기업적 문구가 꽤 들어가 있었으나 김 부총리가 대부분 들어내고 대신 기업을 존중하고 북돋는 내용을 새로 집어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김 부총리 취임식을 위해 준비된 취임사 초안에는 “성장의 과실은 일부 기업에만 돌아가고 있다”는 문구가 있었으나 김 부총리가 직접 고친 뒤 낭독한 최종안에서는 빠졌다.

또 “기업들이 4차 산업의 물결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선진화해야 한다” “기업들의 불공정 거래를 도려내야 한다”는 등 문구도 삭제됐다.

최종안에는 대신 친(親)기업적 내용이 다수 첨가됐다.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규제를 타파하는 것이 시급하다” “기업인들은 불안해하실 필요가 없다” “공정한 시장경제의 룰 위에서 하는 기업활동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등의 문장이 새로 들어갔다.

기업인의 고통에 공감할 것을 주문하는 내용도 추가됐다. “우리가 몸담은 조직이 도산할 것이라고 걱정해본 적이 있습니까? 장사하는 분들의 어려움이나 직원 월급 줄 것을 걱정하는 기업인의 애로를 경험해본 적이 있습니까?”라는 문장이다.

중소기업 편향적이었던 논조도 완화됐다. 초안에 있던 “중소기업과 벤처가 일자리를 견인해야 한다”는 문장은 최종안에서 “혁신하는 기업과 벤처정신이 성장과 일자리를 견인하고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게 해야 한다”는 문장으로 수정됐다.

김 부총리는 기재부 실무진이 문재인 대통령 공약 등을 참고해 준비한 취임사 초안을 거의 새로 쓰다시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어서 불안해하는 기업들을 다독이려는 의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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