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인구가 늘어나는 20~30대 남성과 달리 같은 연령대 여성들의 체형은 비만과 저체중으로 갈수록 양극화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박혜순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1998~2012년 총 5차례에 걸쳐 이뤄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39세 성인 1만9218명 (남 8366명, 여 1만852명)을 대상으로 저체중, 비만, 복부비만과 생활습관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30을 넘으면 비만으로, 18.5 미만이면 저체중으로 분류했다. 복부비만은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남성 90cm 이상, 여성 85cm 이상으로 정했다.
여성과 남성은 모두 비만 비율이 늘어났다. 여성은 1998년에 실시한 1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비만율이 1.9%였지만 5기 4.3%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남성은 1기 비만율이 2.3%였지만 꾸준히 올라가 5기 조사에서는 6.6%를 기록했다. 복부비만율도 여성과 남성 모두 증가했다. 여성은 1기 10%에서 5기 11.5%로, 남성은 1기 14.4%에서 5기 21.1%로 늘어났다.
박 교수는 “칼로리 과다 섭취를 비롯해 음주량 증가, 운동 부족 등이 비만을 증가시킨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젊은 성인의 비만은 부교감신경이 저하되고 교감신경이 항진되는 자율신경기능의 이상을 초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혈압과 심박수가 상승하면서 결과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이한 점은 비만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와 동시에 저체중 여성의 비율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남성은 저체중 비율이 1기 4.5%에서 5기 3.2%로 줄어든 반면, 여성은 1기 8.8%에서 꾸준히 증가해 5기에는 14%까지 올라갔다. 뚱뚱한 여성과 마른 여성이 모두 늘어난 셈이다. 박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는 비만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차별이 흔하기 때문에 비만이 아님에도 날씬한 체형을 선호하고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려는 젊은 여성이 많다”며 “저체중은 골밀도 감소, 면역력 감소 등 건강에 해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제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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