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김동욱 기자 ] 반도체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 도시바가 생산 제휴관계를 맺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에 “반도체사업 매각을 방해하지 말라”는 경고 서한을 보냈다.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과 관련해 ‘독점 교섭권이 있다’는 웨스턴디지털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일 “도시바가 지난 3일자로 웨스턴디지털에 ‘매각 방해를 중지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부문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를 매각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뒤 웨스턴디지털 측의 기득권 보유 주장을 ‘교섭 방해 행위’로 규정한 것이다. 도시바는 “이달 15일까지 매각 방해 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웨스턴디지털 직원들을 욧카이치 공장에서 쫓아내겠다”는 ‘최후통첩’도 했다.
앞서 웨스턴디지털은 “제휴사의 동의 없는 반도체사업 부문 매각은 인정할 수 없다”며 입찰 중지를 요구하는 등 매각 작업에 제동을 걸어왔다.
감사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와도 마찰을 빚고 있는 도시바는 일본의 중견 회계법인 다이요로 감사법인을 바꾸는 것도 추진 중이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의 회계 처리를 두고 PwC와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2016년 4~12월 실적을 감사법인 의견 없이 발표했다. 아사히신문은 “도시바가 PwC 후임 감사법인을 제대로 구하지 못해 일본에서도 ‘빅4’ 회계법인에 들지 못하는 중견 회계법인과 접촉 중”이라고 전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