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모바일] 가입자 700만명 넘었어도…알뜰폰 업체는 '적자의 늪'

입력 2017-04-24 16:36
1인당 매출 '빅3 이통사'의 절반
신규고객 증가세도 크게 둔화


[ 김태훈 기자 ] 통신요금을 낮춘 알뜰폰 가입자가 700만명을 넘어섰다. 2011년 7월 알뜰폰 제도를 도입한 지 5년9개월 만의 성과다. 이동통신 가입자 10명 중 1명이 알뜰폰을 쓸 정도로 시장이 커졌지만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 지난 1년간 가입자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데다 대다수 서비스업체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동통신 가입자 11.4% 알뜰폰 이용

알뜰폰은 통신망을 직접 깔지 않고 기존 네트워크를 빌려 제공하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말한다. 망 투자에 비용이 들지 않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에 비해 30~50%가량 저렴한 요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은 통신시장의 담을 낮춰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2011년 정부가 통신업체로부터 망을 빌리는 도매 대가를 크게 낮춰주면서 가입자가 크게 늘기 시작했다. 알뜰폰이란 이름이 붙은 것도 이때다. 알뜰폰 가입자는 2012년 10월 100만명, 2014년 4월 300만명, 2015년 4월 500만명, 2016년 1월 600만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알뜰폰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12월 1.1%에서 지난달 11.4%로 늘었다.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상태인 데도 알뜰폰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난 데는 저렴한 요금 상품의 역할이 컸다. 통신 요금이 기존 이동통신사 대비 평균 30~50%가량 싸다.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결제할 때마다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할인받는 요금에서부터 기본요금 없이 월 50분간 무료 통화할 수 있는 상품이 인기다. 월 6490원에 음성 통화 50분, 데이터 500메가바이트(MB)를 주는 상품도 있다. 비슷한 혜택의 이통 3사 상품과 비교해 60%가량 요금이 저렴하다.

정부의 알뜰폰 지원 정책도 효과를 거뒀다. 알뜰폰 사업 활성화를 위해 도매 대가 산정 중재에서부터 전파사용료 면제, 우체국을 통한 판매 지원책까지 내놓았다.

○성장 정체에 미래 불투명

알뜰폰 가입자가 700만명을 돌파했지만 지난 1년간 가입자 증가세는 크게 둔화되고 있다. 가입자 100만명을 늘리는 데 걸린 시간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300만명에서 400만명이 되는 데 5개월이 걸렸지만 600만명에서 700만명이 되는 데는 14개월이 걸렸다.

계속되고 있는 사업자들의 영업적자도 부담이다. 지난해에만 31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누적적자는 수천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선 누적적자가 계속된다면 SK텔링크 KT엠모바일 등 통신사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가입자 대부분이 기존 음성위주의 2G나 3G서비스 가입자여서 1인당 매출액이 이통사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게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요인이다. 알뜰폰 가입자 중 현재 이통서비스 주류인 LTE서비스 이용자는 24%에 불과하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알뜰폰이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 경감에 기여한 효과가 있지만 성장속도는 둔화되고 있다”며 “알뜰폰 사업이 내실있게 성장하면서 이동통신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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