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그동안 추구하던 양적 위주 성장 대신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질적 성장을 최우선에 놓겠다는 방침이다.
3일 롯데그룹은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50주년 기념식을 갖고 이같은 경영 전략을 발표했다. 롯데가 그룹 차원의 창립 기념식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새로운 변화에 과감히 도전하자"며 "100년 기업으로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목표는 매출 성장과 이익 확대에 있는 것이 아니다"며 "뉴 롯데로 거듭나기 위해 '고객과 함께 일상의 가치를 창조하는 롯데'를 그룹의 새 비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과 기념식에 참석한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사장) 등 임직원들은 이같은 비전이 담긴 실천서약에 서명하고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롯데는 2009년 매출 200조를 달성해 아시아 10대 브랜드가 되겠다는 비전을 선포한 이후 빠르게 성장해왔다.
2008년 롯데의 해외 진출국은 6개국에 불과했지만 현재 23개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룹 매출 역시 2008년 42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92조원으로 늘었다.
황 실장은 그러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고 기술 혁명에 따른 사회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외형에만 집중해서는 성장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롯데는 미래 50년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그룹 방향을 질적 성장으로 전환했다.
롯데는 이와 함께 질적 성장을 위한 네 가치 경영 방침으로 △핵심역량 강화 △투명경영 △가치경영 △현장경영을 선정했다.
임병연 가치경영 팀장(부사장)은 "롯데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 핵심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고객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가치 경영도 새로운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가치경영의 핵심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에 있다는 설명이다. 일자리 창출과 내수 진작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롯데는 현재 협력사 직원을 포함해 총 2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황 실장은 "과거 2년간의 경영권 분쟁 등은 좋은 회사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일자리 창출과 내수진작을 통해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롯데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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