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공연장부터 호텔까지…'고급 상권' 꿰차는 편의점

입력 2017-02-14 13:56
편의점이 클래식 공연장이나 특급호텔 같은 '고급 상권'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우아한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운 상품 구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중·장년층, 외국인 관광객 등으로 고객군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13일 문을 연 이마트위드미 예술의전당점은 '클래식이 흐르는 편의점'을 콘셉트로 한다.

예술의전당 매표소 인근 비타민스테이션에 입점한 이 점포는 79㎡(약 24평) 규모다. 클래식 공연장에 편의점이 들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매장에선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온다. 휴게공간에 있는 클래식 청음 장비를 통해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 음반도 들을 수 있다. 노트나 물병 등 아티스트 관련 상품도 판다.

위드미는 예술의전당 특성에 맞춰 매장을 꾸렸다는 설명이다. 위드미 관계자는 "음악 아카데미에 참여하는 고객들을 위해 남는 시간에 편의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청음장비를 마련했다"며 "변화하는 고객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드미는 또 점포 출입구 정면에 이마트 노브랜드 제품을 비치했다. 편의점과 거리가 먼 중·장년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2014년 기준 예술의전당 고객 연령층은 40~50대가 36%로 20대(29%)보다 많았다.

위드미 관계자는 "주부나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위드미에서도 이마트 제품을 판매한다고 알리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주말엔 가족단위 등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 만큼 고객 반응을 보기에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편의점이 클래식 공연장 같은 고급 상권으로 침투하는 이유는 점포 차별화를 위해서다. 2011년 2만개였던 전국 편의점 수는 현재 3만3000개까지 늘어 포화 상태다.

점포마다 차별화를 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힘든만큼 품질 고급화는 물론 상권까지 프리미엄 쪽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CU는 워커힐호텔 지하 1층에 다음달 말 점포를 낸다.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호텔인만큼 매장 상품 구성에 있어 여행용품이나 생활용품을 강화할 예정이다.

GS25도 지난해 9월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1층에 첫 프리미엄형 매장 '파르나스타워점'을 열었다.

호텔을 찾는 관광객이나 비즈니스 업계 종사자들을 위해 의류살균기, 무인택배함 등을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고가 이어폰과 헤드폰, 프리미엄 필기구도 별도 매대로 구성했다.

GS25 관계자는 "호텔 고객 특성상 와인을 구매하는 고객이 많다"며 "매장 고급화 전략을 위해 비즈니스호텔 입점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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