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인상] 채권시장 영향 '제한적'…"중장기적 약세 대비해야"

입력 2016-12-15 06:17
[ 박상재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1년 만에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리가 오르면서 그동안 강세를 보인 채권시장이 가장 먼저 대전환기를 맞이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이 채권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예견된 결과인 만큼 우려가 선반영됐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채권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Fed는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0.50~0.75%로 결정했다. 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1년 만이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하락한다. 만기시 받을 금액이 정해져 있어 채권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를 우려한 투자자들은 채권을 내다 팔게되고 채권시장은 약세로 접어든다.

그러나 이번 금리 인상은 당장 채권금리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시장은 대부분 Fed가 연내 한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며 "앞서 채권금리가 오르는 과정에서 이러한 우려는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고 말했다.

대표적 채권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10개월여 만에 연 2%대를 넘어섰다. 이후 한 달간 연 2.47% 수준을 기록하면서 상승해왔다.

김상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금리는 연 2.50%가 단기 고점이라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며 "이번 금리 인상은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채권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인프라 투자 등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경계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질수록 향후 받을 돈의 가치가 떨어지게 돼 채권가격은 하락한다.

김 연구원은 "채권금리는 연말까지 숨고르기를 하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 취임때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라며 "불확실성에 따라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공약 이행 과정에서 채권 발행이 늘어나고,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앞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은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해나갈 것"이라며 "이에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시장 약세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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