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AR기술로 수배·대포차량 잡는다

입력 2016-11-28 19:37
과학치안 아이디어 공모전…미래부 장관상에 '포돌이고'


[ 박근태 기자 ] 스마트폰 카메라로 차량을 찍으면 불법 대포 차량과 도난 차량을 식별해서 알려주는 앱(응용프로그램)이 올해 과학치안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살인사건 현장을 누비는 검시관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볼펜형 DNA 채취 장치도 최고상을 차지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경찰청은 28일 제2회 과학치안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인천 부평구 시설관리공단에서 연구사로 일하는 윤형열 씨가 제안한 증강현실(AR) 게임을 이용한 불법 차량번호 조회 신고 시스템 ‘포돌이고’를 비롯해 일반인과 일선 경찰관들이 낸 16개 우수 아이디어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 공모전에 전국에서 모두 236건의 아이디어가 응모했다.

최고상인 미래부 장관상을 받은 윤씨가 제안한 불법 차량번호 조회 신고 시스템은 AR 게임인 포켓몬고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차량 앞이나 뒤에 갖다대면 자동으로 차량번호를 인식해 경찰청 차량 조회 시스템을 검색한다. 불법 대포 차량이나 도난 차량이 검색되면 스마트폰 화면에 비치는 차량 옆에 경찰청 마스코트인 포돌이 캐릭터가 나타난다. 사용자가 위치정보 공개에 동의하면 차량을 촬영한 장소 정보가 가까운 지구대와 순찰차에 통보된다.

일반인 부문에서 함께 최우수상(경찰청장상)을 받은 이원교 브릴라 대표는 가상현실(VR)로 범죄 현장을 재구성해볼 수 있는 과학수사 교육 플랫폼을 제안했다. VR 기기를 쓰고 실제처럼 재현한 범죄 현장을 돌아다니며 곳곳에 남은 지문이나 혈흔을 채취하는 훈련을 현실감 있게 할 수 있다.

일선 수사 현장에서 활동하는 경찰관들이 자신의 경험에서 낸 참신한 아이디어도 눈에 띈다. 경기북부경찰청 의정부경찰서 소속 남일 경장은 모든 차량의 앞뒤 좌우 사진을 찍어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뺑소니 사건과 범행 차량 대조에 사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내 미래부 장관상을 받았다.

서울경찰청 소속 이준희 순경은 범인의 DNA 확보에 사용하는 증류수와 면봉, 입증표 등을 볼펜 하나에 집어넣어 휴대하기 쉬운 올인원형 DNA 채취 키트를 제안해 경찰청장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제2회 치안과학기술 연구포럼에서 열렸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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