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몰입도 낮은 한국 직장인
중소기업CEO 직원 몰입도 제고에 애로
절대적으로 필요한 건 동기부여
박광태 < 고려대 교수·경영학 / 한국중소기업학회장 ktpark@korea.ac.kr >
세계적 조사회사인 갤럽의 짐 클리프턴 회장이 “한국 기업의 문화가 상명하복의 지휘 통제를 기반으로 하는 탓에 직장인의 일에 대한 몰입도가 낮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의 일에 대한 몰입도는 11~13% 정도로 나타났다.
몰입은 조직구성원 개개인이 조직이 원하는 일에 깊은 관심과 애착을 갖고 조직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몰입상태에 있으면 자신의 능력과 강점을 살려 작업에 최선을 다하며, 그 결과 몰입도가 낮은 조직구성원에 비해 높은 업무성과를 보인다. 따라서 몰입한 개인은 조직의 귀중한 자산이며 조직을 혁신하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중소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중 조직구성원의 몰입을 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가 많다. 얼마 전에 들은 얘기가 있다. 월급이나 혜택이 적은 것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 CEO의 감정기복이 심한 점과 이를 방어해주는 시스템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 CEO는 자신의 기분에 따라 좋을 때는 지나칠 정도로 칭찬을 하다가도 사소한 실수에 심하게 화를 내고 욕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회사업무를 벗어나 개인적인 일을 포함해 여러 잡다한 일을 시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처럼 CEO와의 대화도 쉽지 않고 인격적으로 대우를 받지 못하면 조직구성원들은 CEO에 대한 불신과 불만으로 회사를 떠날 준비를 한다. 설령 새로운 조직구성원이 입사하더라도 이 같은 조직에서는 몰입이 쉽지 않다.
CEO에 선임되기 전에 여러 직위에서 충분한 교육과 훈련 기회가 주어지는 대기업과는 달리 중소기업 CEO는 그런 기회가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처음 시작할 당시 작은 규모의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덩치가 훨씬 커진 지금의 중소기업을 운영하니 당연히 문제가 발생한다. 커진 규모에 맞게 몰입해 일하는 조직구성원이 더 많아져야 하므로 이들을 몰입시키는 방법을 중소기업 CEO들도 찾아야 한다. 조직구성원의 향상된 몰입도는 기업 성과개선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는 기업문화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면 조직구성원의 몰입도는 어떻게 높일까. 동기부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자사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것이 좋은 출발점이 된다. 이를 통해 동기를 부여할 요소를 찾을 수 있다. 또 목표를 수립하고 비전을 공유하는 것도 직원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중요하다. 따라서 CEO는 조직의 목표와 비전을 직원에게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열린 대화가 필요하다. 자신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CEO가 귀 기울여 들어줄 때 직원들은 더 몰입해 열심히 일한다. 자신의 업무가 조직에 가치 있는 기여를 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시켜주는 것도 중요하다. 조직구성원들이 하는 일이 회사의 목표달성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찾아내고 이를 인식시켜주면 좋을 것이다.
조직구성원이 원할 때는 휴가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도 몰입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하루에 몇 시간을 일했는지가 아니라 가치 창출을 위해 실제 어떤 일을 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 속에 파묻혀 일을 해결하면 110% 개선을 할 수 있지만 휴식을 통해서는 200%의 혁신적 개선을 이룰 수 있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조직구성원에게 권한을 부여해 각자 잠재력을 실현하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중소기업 CEO들이 조직구성원을 몰입시키는 방법을 알고 적용해 최대 성과를 내기를 바란다.
박광태 < 고려대 교수·경영학 / 한국중소기업학회장 ktpark@korea.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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