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격언 가운데 ‘노후를 위해 수입의 10%를 저축하라’는 말이 있다. 저축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로 모든 연령층에 해당하는 얘기지만, 이제 막 소득이 생기기 시작한 젊은 층에 더 필요한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100세 시대에는 결혼, 주택 마련, 자녀 양육 외에도 30~40년 이후의 삶을 위한 저축이 별도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노후자금 마련’이 저축의 목적 중 하나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수입의 10%는 너무 적은 게 아닌지 반문할 수도 있겠다. 오직 나의 노후를 위해 소득의 10%를 저축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25세에 취업해 매월 급여 200만원의 10%인 20만원씩 40년간 저축한다고 생각해보자. 직급이 올라가면 월급이 많아지고 저축금액도 따라서 늘어나겠지만, 일단 매월 20만원씩만 꾸준히 저축하는 경우를 가정해봤다. 투자수익률이 연 4%라면 월 20만원씩 480개월 동안 총 9600만원을 적립해 65세가 되면 무려 2억3718만원을 모을 수 있다. 물가상승률을 2%로 가정해 현재 가치로 다시 계산해도 6697만원의 가치가 있는 돈을 장기간 적립해 총 1억742만원을 저축하는 셈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40년 동안 매월 20만원씩 저축했을 때, 최종 노후 저축금액의 41%가 전체 저축기간의 25%에 불과한 첫 10년간 적립액에서 나온다는 사실이다. 처음 10년이 중요한 이유는 40년의 저축기간 중 앞부분에 속하는 저축일수록 복리로 증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첫 월급을 받은 25세부터 저축을 시작하지 않고, 10년 후인 35세로 미루면 최종 노후저축액은 그만큼 줄어든다.
30대 중반을 넘어서면 노후 준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부분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제 막 취업 또는 창업해 고정적인 소득을 갖게 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세대가 노후 준비를 하기는 쉽지 않다. 이들에게 노후는 너무나 먼 미래인 데다 당장 사고 싶은 것도 많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노후를 대비해 저축을 시작하는 게 유난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황금 같은 시기를 그냥 흘려보내선 안 될 일이다. 지금부터 첫 소득의 10% 정도는 꾸준히 적립해야 노후가 편안해진다.
조명기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